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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9 (화)

“코로나19, 메르스처럼 종식 못시켜…‘가을 대유행’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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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사진=KTV국민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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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MERS) 유행처럼 종식시킬 수 없어 가을철 재유행 등 장기전에 대비해야 한다는 전문가의 의견이 나왔다. 또한, 현재 정부가 진행하는 억제 정책은 계속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오명돈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장(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은 23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열린 ‘코로나19 팬데믹과 중앙임상위원회의 역할’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전망을 내놨다.

오 위원장은 “정부는 2주 후에 학교 문을 열어 새 학기를 시작할 계획이다. 이는 정부가 유지해오던 억제 정책을 완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개학이 우리 가족과 나 자신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이해하고 대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오 위원장은 “그동안 정부의 방역 정책은 한마디로 억제 정책이라고 볼 수 있다”며 “이러한 억제 정책의 결과, 우리나라에 코로나 유행은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컨트롤 됐다. 그러나 모든 방역 조치를 총동원한 억제 정책은 계속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당장 개학을 언제까지 미룰 수 있느냐, 라는 문제가 우리 앞에 놓여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염병 유행의 예측 분야에서 세계적인 연구기관인 영국 런던의 임페리얼 칼리지는 최근 논문에서 우리나라의 억제 정책이 단기적으로 성공하였다고 평가하면서도 문제는 이것이 언제까지 가능할 것인지, 그리고 그 사회·경제적인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인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유보적인 입장을 내놓았다”며 “억제 정책의 근본적인 한계점은 억제를 풀면 스프링이 다시 튀어오르듯이 유행이 다시 시작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염병 유행으로 2000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던 스페인 독감은 1918년 봄, 제1차 유행보다 그해 가을철에 다섯 배나 더 큰 2차 유행이 온 것으로 유명하다”며 “이렇게 억제를 풀면 다시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까닭은 인구 집단에 무리 면역이 낮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억제정책을 지속할 것이냐, 완화할 것이냐는 우리들 각자와 가족은 물론, 사회·경제·문화·교육에 미치는 지대한 영향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따라서 방역 정책의 결정은 데이터와 과학적 근거가 논의의 출발점이 돼야 함은 물론이지만, 사회 구성원의 이해와 사회적 합의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고 밝혔다.

아울러 “어떤 정책 옵션을 선택하더라도 이번 코로나19 유행은 메르스 유행처럼 종식시킬 수 없다. 장기전에 대비해야 한다”며 “학교를 개학하려면 학급에서 학급으로, 학년에서 학년으로, 그리고 학교에서 학교로 전파되지 않도록 계획을 세워둬야 한다. 학생이 감염되었을 때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도 미리 준비해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가을철 대유행으로 환자가 밀려들 것에 대비해야 한다. 의료인 보호를 위한 마스크와 개인 보호 장비를 지금부터 충분히 준비해야 한다”며 “정부는 코로나 바이러스와의 전쟁에 궁극적 무기인 치료제 백신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한다. 코로나19 판데믹은 누구도 피할 수 없다. 방역의 주체는 우리 자신이 될 수밖에 없다. 모두가 힘을 합치면 코로나19 유행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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