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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업무 포화상태” 의료진, 교민 귀국 전세기 투입 때 동승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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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23일 오후 송파구 잠실야구장에 설치된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의자에 앉아 잠시 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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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세계적 확산으로 해외에 있는 우리 국민을 귀국시키기 위해 투입되는 정부의 임시항공편에 의료진 동승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의료진이 이미 업무 포화상태이기 때문이다.

23일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국내 의료진의 인력도 부족하고 피로도도 가중돼 있어 재외국민 보호 위한 임시항공편 투입에 의료진 동승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 동안 중국 우한과 이란으로 띄워진 정부 전세기에는 승무원, 외교부 직원과 함께 의사ㆍ간호사 등 의료진과 검역관이 함께 탑승했다. 국내 의료인력의 피로도가 가중되면서 앞으로는 임시항공편 투입 시에도 의료진 탑승이 어려워질 수 있다.

또 각국에서 요청 중인 의료인력 파견도 현실적으로 어려운 실정이다. 외교부에 따르면 각국에서는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한 한국의 노하우 공유를 요청해 오고 있다. 의료물품이나, 마스크, 진단키트 등에 대한 지원요청도 있지만, 방역체제 수립 요청이나 의료진 파견 요청도 심심치 않게 들어온다고 한다. 고위당국자는 “국내 의료인력의 역할, 피로도 가중돼 사람을 보내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정부는 다음주쯤 이탈리아에 전세기를 투입하기 위해 조율 중이다. 650명의 교민과 관광객들이 탑승을 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탈리아 한인회를 중심으로 국내 항공사와 임시항공편 투입을 협의해 왔으나 계약이 성사되지 않아 결국 정부가 전세기 투입을 주도하게 됐다. 외교부 측은 “이탈리아의 상황이 하루게 다르가 악화돼 항공 연결편을 찾아 자력으로 이동하기가 어려워지는 점이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페루 정부의 국경 폐쇄로 현지에서 발이 묶인 한국인 200여명은 이번주 중 임시항공편으로 귀국할 수 있을 전망이다. 26일 페루 수도 리마를 출발해 멕시코시티를 들러 다시 인천으로 오는 아에로멕시코의 임시항공편이 마련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는 모든 재외공관에 대한 위기대응 매뉴얼 전수 점검도 고려 중이다. 고위당국자는 “지역에 따라 코로나19 감염상황이 심각하지만 검사ㆍ의료체계가 잘 갖춰지지 않은 곳도 많다”면서 “현지 상황에 맞게 위기대응 매뉴얼이 수립돼 있는지 전 재외공관을 전수 점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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