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전철, 수인분당선 등 지연 운행
올가을 들어 처음으로 서울 오전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 18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 직장인들이 두꺼운 외투와 방한용품을 챙겨 입은 채 출근하고 있다. 기상청은 이번 주 초반 내내 평년 기온을 밑도는 추운 날씨를 예보했다. 최주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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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노조 태업(준법투쟁) 안내가 있어서 걱정돼 일찍 왔는데 춥네요. 겨울옷들은 다 본가에 있어서 얇은 옷을 최대한 여러 벌 껴입었어요."
18일 오전 서울역에서 만난 임신 5개월 차 이예은(32)씨가 옷깃을 여미며 말했다. 세종 출장길에 나선 그는 반팔 티셔트 위에 긴 소매 면 티셔츠, 외투 두 개를 입고 목 폴라까지 한 차림이었다. 실제 이날 아침 서울 기온은 올가을 들어 처음 영하(0.7도)로 떨어졌다. 11월답지 않게 따뜻했던 날씨가 갑자기 초겨울처럼 변한 것이다. 여기에 철도노조 준법투쟁에 따른 지하철 지연까지 겹쳐 월요일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이 적잖은 불편을 겪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아침 기온은 전날보다 10도가량 낮아졌다. 경기 파주는 영하 4.4도, 강원 철원 영하 5.4도, 대관령 영하 6도 등을 기록했다. 곳곳에 11월 들어 처음 한파특보가 내려졌다가 오전 10시쯤 해제됐다. 최고기온 역시 서울 7도, 대전 8도, 광주와 대구는 9도 등 10도 안팎에 머물렀다. 찬 바람이 불면서 체감온도 역시 급격히 낮아졌다. 이번 추위는 20일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영등포역과 서울역엔 두꺼운 외투와 목도리 등으로 중무장을 한 시민들이 주머니에 손을 꼭 넣은 채 종종걸음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커피 등 따뜻한 음료나 어묵 국물을 손에 든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담요를 두르거나 귀마개, 장갑을 착용한 이들도 있었다.
시민들은 오락가락한 날씨에 급히 겨울옷을 꺼냈다고 입을 모았다. 토요일이었던 이틀 전 16일 서울의 한낮기온이 22.6도로 11월 중순 역대 최고 기록을 찍었던 걸 생각하면 하루아침에 계절이 바뀐 셈이다. 시청역에서 만난 심모(29)씨는 "미처 드라이클리닝도 못 맡긴 외투를 급하게 꺼냈다"며 "주말엔 반팔을 입고 러닝을 할 정도로 날이 더웠는데"라며 한숨을 쉬었다. 모자가 달린 검정 티셔츠만 달랑 입은 채 열차를 기다리던 김동관(19)군은 낭패를 봤다는 표정이었다. 그는 "포항에서 면접을 보러 올라왔는데 금요일 저녁엔 안 추워서 이렇게 입었다"며 "대신 핫팩을 챙겼다"고 말했다.
18일 오전 서울역에서 한 시민이 철도노조 준법투쟁 예고로 인한 지연 안내문을 읽고 있다. 문지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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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날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의 준법투쟁이 시작되면서 여기저기서 열차 운행에 차질이 빚어졌다. 이날 오전 수도권 전철 1, 3, 4호선과 수인분당선, 경의중앙선, 서해선 등이 예정 시각보다 약 5~20분 지연 운행됐다. 역사 안에선 "열차가 지연 운행되고 있으니 양해해달라. 바쁘신 분은 다른 대중교통을 이용해달라"는 내용의 안내방송이 반복돼 나왔다. 경기 용인에서 시청역까지 출퇴근하는 직장인 김모(32)씨는 "이런 날씨에 열차까지 늦어지니 너무 춥고 손이 얼 것 같다"고 토로했다. 준법투쟁은 일단 22일까지 예정돼 있는데 노조는 21일 총파업 예고 기자회견을 거쳐 다음 달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들은 4조2교대 전환, 인력 충원, 기본급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서현정 기자 hyunjung@hankookilbo.com
문지수 기자 doo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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