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한 목사는 손에 연고 발라 카메라에 대고
힌두교 일부 신자는 소오줌을 예방약으로 마셔
미국 텍사스의 갑부 목사로 잘 알려진 케네스 코플랜드가 지난 11일 자신이 운영하는 ‘빅토리 채널’의 TV 설교에 출연해 손에 연고를 듬뿍 바른 채 카메라에 갖다 대며 코로나 치료 의식을 거행하고 있다. 이 영상은 소셜미디어에서 660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다./트위터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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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하며 세계 각국에서 종교에서 기인한 오컬트(초자연적 현상에 대한 광신) 치료법이 횡행한다. 각국 정부의 이동 제한에도 불구하고 일부 신자들이 성지 순례를 강행하고 있다. ‘종교 지도자’들도 이 같은 분위기에 가세하고 있다.
레바논에선 최근 한 공립병원에 마론파 기독교도인 코로나 확진자가 생 샤르벨의 무덤에서 가져온 흙을 섞은 성수를 소지한 채 입원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22일(현지 시각) 전했다. 이 무덤은 레바논 마론파 기독교인들에게 기적적 치유를 일으키거나 질병을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얀마에선 지난달 한 저명한 승려가 12개의 라임과 3개의 종려 나무 씨를 복용하면 면역을 얻는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뉴델리에서 지난 14일 힌두교 근본주의 단체 회원들이 한 자리에 모여 함께 향을 피운 채 코로나 예방 목적으로 소 오줌을 찻잔에 담아 마시고 있다. 인도에서 소의 대소변은 신성시돼 여러 질병의 치료제로 여겨지기도 한다./유튜브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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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서는 지난 14일 힌두교 근본주의 단체 회원들이 한 자리에 모여 함께 향을 피운 채 코로나 예방 목적으로 소 오줌을 찻잔에 담아 마셨다. 인도에서 소의 대소변은 신성시돼 여러 질병의 치료제로 여겨지기도 한다. 이란에선 지난 1일 시아파 성지 곰의 한 이맘(시아파 종교 지도자)의 묘를 찾은 한 순례자가 “이맘께 바이러스가 접근하지 못 하도록 내가 모두 먹겠다”면서 성물을 혀로 핥기도 했다.
종교 지도자들도 비과학적 발언을 내놓거나 황당한 의식을 거행하고 있다. 미국 텍사스의 갑부 목사로 잘 알려진 케네스 코플랜드는 지난 11일 자신이 운영하는 ‘빅토리 채널’의 TV 설교에 출연해 치료 의식을 거행했다. 그는 연고를 듬뿍 바른 오른손을 카메라에 갖다대며 “여러분 모두 손을 TV에 올려놓으라”며 기도를 올렸다. 이 영상은 소셜미디어에서 660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인도 북서부의 우타르프라데시주(州)에선 오는 25일 힌두교 3대 신 중 하나인 비슈누의 7번째 화신 라마를 기리는 연례 축제를 강행할 예정이다. 인도 각지에서 수백만명이 몰리는 축제로 알려져 있다. 주 정부는 코로나 확산 우려로 주최 측에 외부 행사 취소를 요청했으나 주최 측이 거부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이란에선 지난 16일 폐쇄령이 떨어진 양대 시아파 성지 마슈하드와 곰에 아직도 수많은 군중이 몰려들고 있다. 유럽 최대 코로나 피해국 이탈리아 남부 시칠리아 섬의 팔레르모에선 성인 로잘리아를 기리는 성소가 아직 개방돼 있다. 앞서 이탈리아 전역에 이동 제한령이 떨어졌으나 이 같은 조치가 무색하게 최근까지 수십명의 순례자들이 다녀가고 있다고 성소 최고 관리인을 인용해 NYT는 전했다.
NYT는 “손 소독제도, 리더십도 부족한 상황에서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가 지구촌을 종교와 의례로 몰아가고 있다”고 평했다.
[임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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