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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9 (화)

또다시 마이너스 정제마진…휘발유, 원유가격보다 낮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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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發 '이동제한' 조치에…전세계 휘발유 수요 급감

"유가·정제마진·환율까지…정유업계 둘러싼 모든 지표 악화"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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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동방] 정유업계 수익성의 척도인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이 또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미국 등 주요국에서 이동제한 조치가 내려져 휘발유 수요가 급감한 것이다. 유가하락과 마이너스 정제마진, 환율상승 등 정유업계를 둘러싼 모든 대외여건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23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이달 셋째주 배럴당 -1.9달러를 기록했다. 정제마진은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와 운송비를 차감한 것으로, 업계에서는 손익분기점을 배럴당 4~5달러 수준으로 본다. 전(前)주 배럴당 3.7달러로 손익분기점을 향해 반등하던 정제마진은 한 주 만에 마이너스로 고꾸라졌다.

SK이노베이션을 비롯해 GS칼텍스, S-OIL(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4사는 국제유가 폭락에 따른 대규모 재고평가손실에 이어 '역마진'에 따른 적자까지 짊어지게 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앞서 정제마진은 지난해 11월과 12월에도 한때 마이너스에 진입했지만, 당시에는 국제해사기구(IMO)가 올해부터 시행하는 선박연료유 황함량 규제를 앞두고 벙커C 등 기존 선박유 제품가격이 급락한 영향이 컸다. 위기감 속에서도 값싼 벙커C 대신 마진이 높은 저유황중유 수요가 높아져 정제마진이 머지않아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까지 있었다. 국제유가도 배럴당 60달러 선에서 안정적인 상승세가 이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엔 코로나19 확산으로 자동차부터 선박, 항공 등 육·해·공 석유수요가 마비되면서 정제마진이 급락한 상황이기에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 이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원유 증산 경쟁을 펼치며 최근 국제유가가 폭락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석유제품 수요 감소폭은 더욱 컸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핵심 석유제품인 휘발유 제품가격은 두바이 원유가격보다도 낮아져 역마진을 보이고 있다. 지난주 두바이유 평균가격은 배럴당 29.01달러를 기록한 반면, 같은기간 국제 휘발유가격은 배럴당 27.98달러로 원유가격을 밑돌았다. 이와 관련해 조상범 대한석유협회 팀장은 "전세계 휘발유 소비량 가운데 10% 가량을 차지하는 미국에서 이동제한 조치 등이 취해지면서 수송용 석유수요가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역마진을 나타낸다는 것은 원유 구매비용부터 운송비, 공장 가동비용까지 모두 손실이라는 점을 의미한다. 국내 정유사가 판매하는 석유제품 가운데 휘발유 비중은 14%에 달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유가가 하락세를 거듭하는 데다가 정제마진도 급락하고, 환율은 높아져 환차손까지 발생하는 등 업계를 둘러싼 모든 외부 지표들이 악화되고 있다"며 "코로나19 사태가 해소돼 소비가 개선되기 전까지는 힘든 업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백승룡 기자 canary@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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