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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9 (화)

한미 "방역협력 하자" vs 北 '확진자 0' 딜레마…해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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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 0명 주장하는 北 입장에서는 호응하기 어려울 듯"

한미 공동으로 '검사장비' 제공하는 방안 제시해야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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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남북간 공동 보건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데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방역 관련 대북 지원이 필요하다면 돕겠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표현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진자가 '0명'이라고 주장하는 북한 입장에선 이같은 한미 정상의 협력제안을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뿐만 아니라 확진자가 이미 다수 발생한 우리나라나 코로나19가 급격히 퍼지고 있는 미국 모두 국민 여론을 감안해 볼 때 북측에 도움의 손길을 내밀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이 때문에 양국이 국내 반대여론을 잠재우고 북한의 호응을 이끌기 위해서는 한미가 함께 검사장비를 제공하는 등 양국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 브리핑에서 "북한이 (코로나19와 관련한) 도움을 필요로 한다면 도움을 줄 것"이라고 짧게 언급했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은 지난 22일 새벽 담화를 내고 '트럼프 대통령이 친서에서 훌륭했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하고 코로나19와 관련해 북과 방역부문에 나설 의향이 있음을 표했다'고 밝힌 바 있다. 북미 모두 방역협력과 관련한 친서가 오간 것을 인정한 셈이다.

미국이 선제적으로 북한에 방역협력을 제안한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교착 장기화 상황에서 대화를 단절하지 않고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북한의 도발 등을 억제하기 위한 '관리적 차원'이라는 해석이 많다.

사실 우리 정부는 미국보다 앞서 코로나19와 관련한 '남북 방역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일 3·1절 기념사에서 코로나19를 거론하며 비전통적 안보위협에 맞서 초국가적 협력을 강조하며 "북한과 보건 분야의 공동협력을 바란다"고 제안했다.

이어 대북 주무부처인 통일부는 지속적으로 코로나19와 관련한 방역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조혜실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도 "코로나19 방역 협력은 남북 주민 모두의 건강 생존권과 직결되는 인도적·호혜적 협력이라는 점에서 남북 간 협력이 필요하다는 정부 입장에서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현재까지 북한의 호응은 없다. 이날 통일부 당국자는 "현재까지는 북한이 남측에 코로나19 관련 방역 지원을 요청해오거나 남북 협력과 관련해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은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향후 북한이 남북이나 북미 방역협력에 호응할지는 불투명하다. 우선 미국이 코로나19 확산세를 막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나라에 도움을 주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뉴스1과 통화에서 "방역협력은 북미간 양 정상이 서로 신뢰가 여전하고 만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사실 미국 자체적으로도 방역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도움을 주는 것은 쉽지 않을 수 있다"면서 "다만 지난해 하노이 노딜회담 이후 완전히 대화의 창이 닫힌 국면에서 북미간 어느정도 극적인 반전이 있을 수도 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라고 해석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뉴스1과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방역협력 부문에서 북한과 협조할 의향을 표시했다고 해도 현재 미국이 코로나19 확산을 통제하지 못해 이미 국가별 감염자수 순위에서 3위까지 되어버린 상황에서 북한이 현실적으로 미국의 협력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북한이 확진자가 한 명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만약 외부에 코로나19 관련 '검사키트' 등의 제공을 요청을 한다면, 검사키트도 없이 확진자가 없다고 주장했느냐는 비판에 직면할 수도 있어 협력에 호응하지 않을 가능성도 나온다.

때문에 최종적으로 북한의 호응을 이끌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와 미국이 '공동'으로 북한에 방역협력을 제안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시되기도 한다. 우선 한미 양국이 북한 지원에 대한 부담을 분담하면서, 북측이 필요한 물품 위주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대화를 시작해 보는 것도 유용한 방법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 센터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방역 부문에서 북한과 협력할 의향을 표시한 것을 계기로 미국과의 긴밀한 협의 하에 한·미 공동으로 북한과 방역 분야에서 협력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면서 "현재 미국은 북한에 검사장비를 제공할 여력이 없기 때문에 미국은 검사장비 구입 비용을 내고 우리정부도 국내에서 검사장비를 구입해 북한에 공동으로 제공하는 방안을 곧바로 미국과 협의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omangcho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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