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KT 회장이 25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MWC 2019'에서 '마침내 5G와 차세대 지능형 플랫폼을 실현하다(Now a Reality, KT 5G and the Next Intelligent Platform)'를 주제로 기조연설(Keynote Speech)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K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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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년간 KT그룹 이끌어 온 황창규 회장이 23일 조촐한 이임식을 갖고 사실상 퇴임했다. 황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KT그룹을 세계 1등으로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황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 KT 이스트 사옥에서 이임식을 가졌다.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소수 임직원만 참석했다. 지난 2014년 황 회장과 함께 입사한 10명의 대표 직원들이 감사패와 꽃다발을 전달했다고 한다. 이임식 후엔 후임 CEO인 구현모 사장 등 핵심 경영진과 오찬을 함께 했다.
황 회장은 이날 KT 임직원들에게 보낸 마지막 메시지에서 "KT의 미래, 먹거리, 그리고 KT 정신을 제대로 세운 CEO(최고경영자)로 기억되고 싶다"며 "지금까지 만들어 온 성과 그 이상을 뛰어넘어 135년 역사의 KT그룹을 글로벌 1등으로 올려 달라"고 했다. "지난 6년간 강력한 경쟁력을 보여준 임직원들에게 잊지 못할 감동을 받았다"고도 했다.
삼성전자 기술 총괄 사장을 지낸 황 회장은 2014년 1월 KT 회장에 취임해 한 차례 연임에 성공하고 꼬박 6년 간 KT를 이끌었다. 삼성전자 사장 재임 시절 '반도체 메모리 용량이 1년에 2배씩 증가한다'는 '황의 법칙'을 만든 장본인이다.
전임 회장 중도 낙마에 개인정보보호 유출사건 등 KT 사상 최악의 위기 국면에서 지휘봉을 잡은 황 회장은 5G(5세대이동통신)와 인공지능(AI) 사업의 KT의 새로운 미래 초석을 쌓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스페인 MWC 행사 기조연설 등을 통해 한국 5세대 이동통신(5G) 전도사로 맹활약했다. '미스터(Mr) 5G'란 별칭을 얻기도 했다.
황 회장은 역대 KT 사령탑 중 6년 임기를 온전히 채운 첫 CEO이기도 하다. 전임 이석채 회장도 연임엔 성공했지만 1년 만에 배임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CEO에서 물러났다. 이날 황 회장을 배웅하기 위해 KT가 마련한 마지막 자리도 2005년 이용경 사장 이후 15년 만의 첫 이임식이었다.
재임기간 중 긍정적인 평가만 있는 건 아니다. 취임 직후 8000여명이 넘는 구조조정을 밀어붙이면서 논란을 낳았다. 2018년 11월 아현국사 화재로 책임론에 시달리기도 했다. 취약한 지배구조 탓에 정치적 외풍에도 휘둘렸다. 2014~2017년 국회의원 90여명에게 KT 법인자금으로 4억4000여만원을 불법 후원한 의혹이 제기돼 수사를 받았다. 정치권의 청탁으로 유력 인사의 자녀를 불법 채용했다는 논란에도 휩싸였다.
한편, 황 회장의 바통은 오는 30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공식 선임되는 구현모 신임 CEO가 물려받는다.
오상헌 기자 bborira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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