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의 시간' 넷플릭스 공개→개봉 전부터 법적 공방 논란 [종합]

사냥의 시간 / 사진=영화 사냥의 시간

[스포츠투데이 우다빈 기자] 영화 '사냥의 시간'이 무기한 개봉 연기 중 넷플릭스 단독 공개를 알렸다. 이 가운데 해외 세일즈를 맡았던 콘텐츠 판다와 배급사 측이 이견을 보이며 법적 공방을 언급했다.

23일 '사냥의 시간'(감독 윤성현·제작 싸이더스) 측은 넷플릭스 독점 공개 소식을 전했다.

먼저 '사냥의 시간' 측은 "11일(현지시간) 세계 보건 기구 WHO의 팬데믹 선언 소식을 접하게 됐다. 이에 '사냥의 시간'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선보일 수 있는 다양한 방안에 대해 고민을 거듭한 끝에 넷플릭스에 제안해 4월 10일부터 전 세계 190여 개국에 29개 언어의 자막으로 동시에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넷플릭스 역시 "'사냥의 시간'을 전 세계 190여 개국의 회원들에게 선보일 수 있게 돼 기쁘다. 전 세계적으로 한국 영화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현상을 고무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드라마, 영화 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 다양한 포맷과 장르의 한국 콘텐츠가 전 세계 팬들의 사랑을 받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해당 소식이 전해진 이후 해외 배급사인 콘텐츠 판다 측은 당혹스러운 기색을 드러냈다. 이에 국제 소송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콘텐츠 판다 관계자는 스포츠투데이에 "넷플릭스 단독 공개 사실을 기사를 보고 알게 됐다"면서 "이미 일부 해외에 세일즈가 완료됐다. 계약이 다 진행됐고, 금전적인 진행도 있었는데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다. 해외 배급사 쪽에서 국제적인 소송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만약 '사냥의 시간'이 협의를 세세하게 하고 넷플릭스를 갔다면 좋았을 거다. 그러나 정리가 다 되지 않았는데도 공식적으로 넷플릭스 단독 공개를 발표한 것"이라며 "대응 방향을 준비해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난처한 상황에 빠지게 된 배급사 리틀빅픽쳐스 관계자는 "맡은 콘텐츠 판다에서 소송을 감수하겠다는 소식을 들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 속 넷플릭스 행은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관계자는 "당초 콘텐츠 판다에서 '사냥의 시간' 일부 해외 선판매를 진행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개봉일이 연기됐고, 팬더믹(세계적 대유행)까지 시작돼 부득이하게 개봉을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마냥 개봉일 미루고 기다리기에는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이었다. 존폐 위기에 놓일 정도"라고 반박을 이어나갔다.

그러면서 "이에 콘텐츠 판다 쪽에 먼저 협조 요청을 보냈다. 해외 판매 취소로 발생하는 손해와 배상은 우리 쪽에서 감수하겠다고 설득했으나 받아주지 않았다. 도대체 무슨 이유인지, 무엇을 얻고자 하는지 모르겠다. 결국 우리가 직접 바이어에 연락해서 손해 배상을 하겠다고 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관계자는 "해외 판권 판매에 대한 신뢰 관계가 무너질 수 있다는 콘텐츠 판다의 뜻도 이해한다. 그러나 해외에서도 극장가가 침체돼 영화가 개봉하지 못하면 손해지 않을까"라고 전했다.

앞서 '사냥의 시간'은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해외 20개국에서 선판매 쾌거를 알린 바 있다. 그러나 넷플리스에서 단독 공개하게 되면 국내를 비롯해 해외 극장에서는 '사냥의 시간'을 상영할 수 없다.

이로써 '사냥의 시간' 개봉을 두고 해외 판매와 배급사 간의 뜻하지 않은 갈등이 불거진 상황이다.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생긴 논란이 법적 공방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스포츠투데이 우다빈 기자 ent@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