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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0 (수)

'이친자' 채원빈, 싱크로율 0% 캐릭터도 100%로 소화하는 연기 보석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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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채원빈 / 사진=아우터유니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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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배우 채원빈은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속 장하빈과 싱크로율이 '0%'에 수렴한다고 했다. 감정을 절제하는 연기가 이토록 힘든 것인지 처음 겪어봤다는 그는 작품을 마친 후 더욱 성숙한 배우로 거듭났다.

MBC 금토드라마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극본 한아영·연출 송연화)는 국내 최고의 프로파일러가 수사 중인 살인사건에 얽힌 딸의 비밀과 마주하고, 처절하게 무너져가며 심연 속의 진실을 쫓는 부녀 스릴러다. 채원빈은 극 중 살인사건을 수사 중인 장태수(한석규)의 딸 장하빈으로 열연했다. 장하빈은 아버지에게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의심을 받고 부녀 사이는 돌이킬 수 없는 관계로 치닫게 된다.

채원빈은 장하빈 역으로 많은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냈지만, 연기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장하빈의 인간관계를 정의하는 데서 어려움이 있었다며 "제일 이해가 안 됐던 부분은 아빠한테 그렇게 유대감이 없는데 왜 이렇게 자꾸 믿음을 얻고 싶어 하는지 납득이 안 됐다. 그래서 초반에 계속 어려워했던 것 같다. 초반에는 이것저것 많이 생각하고 만들어가는 데 고생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또한 감정을 절제하는 연기도 어려웠다고 했다. 채원빈은 "항상 무표정하면서도 어떤 걸 전달해야 될 때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연기가 가장 어려웠다. 감정을 절제하는 연기는 그런 척을 할 수가 전혀 없어서다. 저는 슬프면 울고 기쁘면 웃는 사람인데 슬퍼도 그렇지 않게 (감정을) 절제해야 하니까 그런 부분이 초반에 힘들었다"며 "감정 해소를 하고 다시 찍는다기보다 마음이 너무 흔들릴 때는 그걸 좀 다잡을 시간이 필요했었다"고 전했다.

힘들 때마다 스트레스를 어떻게 풀려고 했는지 묻자 "이런 부분으로 힘들어하는 걸 연기하면서 처음 겪어봐서 마음은 마음대로, 몸은 몸대로 망가지는데 이게 어떻게 회복시켜야 되는지 방법을 모르다 보니까 그냥 버텼던 것 같다"고 답했다. 다만 "후반부 장면들에서 제가 조금 감정을 드러낼 수 있는 부분들이 있다 보니까 마냥 힘든 기억만 있는 건 아니었다. 또 선배님이랑 같이 호흡을 맞추면서 해소된 부분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그는 "제가 집중을 하기 힘들 때 한석규 선배님께서 '물론 지금 이 상황이 진짜 우리한테 일어나는 상황은 아니지만 드라마 내에서의 시간은 정말 존재하는 시간이다' 하시면서 '당연한 얘기일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이고, 너한테 일어난 상황을 정말 믿으라'고 조언을 많이 주셨다"고 밝혔다.

또한 "저희가 부녀 관계이긴 하지만 그렇게 평범한 부녀 사이는 아니지 않나. 그런데 그 외의 시간들은 정말 평범하고 따뜻하게 챙겨주셨다"며 "어려웠던 부분은 서로 너무 다른 얘기를 하다 보니까 그 신이 붕 뜬 느낌이 들 때가 좀 있긴 했다. 그럴 때마다 명답을 많이 내려주셨다"고 덧붙였다. 그런가 하면 연말에 있을 '연기대상'에서 한석규와 베스트커플상을 꿈꾼다며 "제일 탐나는 상이지 않을까"라고 해 웃음을 안겼다.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는 7개월 간의 촬영 기간을 거쳐 탄생했다. 여기에는 송연화 감독의 세밀한 디렉팅이 있었다. 채원빈은 "그게 저희 작품이 완성도가 높은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며 "작은 부분도 절대 넘어가지 않는 감독님, 선배님들과 촬영 기간, 그래서 더 정말 실제 같고 집중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게 버거울 때도 분명히 있었지만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채원빈은 장하빈과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를 떠나보내는 것이 아쉬웠다고 말했다. 그는 "장하빈을 다시 연기할 수 있는 시간이 없으니까 이대로 남겨둬야 되는 것도 아쉽고, 저는 이 작품으로 송연화 감독님과 한석규 선생님을 만난 게 의미가 워낙 크기 때문에 함께 작업할 수 있는 날이 하루하루 지나가는 것도 아쉬웠다"고 전했다.

배우들이 역할에 깊이 몰입하면 빠져나오기 힘든 것처럼, 채원빈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고 밝혔다. 채원빈은 "촬영을 하면서 저는 공감을 못했었는데 얼마 전 인터뷰에서 '하빈이가 좀 남아 있으시겠어요?'란 질문에 저는 '그걸 어떻게 알 수 있죠? 저는 딱히 느껴본 적 없는데요' 했는데 하빈이에 대한 얘기를 하다가 제가 엉엉 운 거다. 그때 처음 '아, 이런 거를 말씀하시는 건가' 깨달았다"고 이야기했다.

그렇다면 채원빈에게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는 어떤 의미로 남았을까. 채원빈은 "저희 작품은 기획 의도, 주제부터가 상반된 주제랑 장르이지 않나. 가족애와 믿음에 대해서 얘기를 하는데 장르는 스릴러다 보니까 어떻게 보면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효과적으로 됐던 것 같고, 저한테도 그렇고 시청자분들께도 정말 오래 기억에 남는 명작이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또한 "제 친구들이 이렇게 밤 9시 50분에 TV 앞에 앉아서 꼭 본방사수를 해주고 후기를 남기는 건 처음이었다. 친구들이 너무 너무 재밌다고 그랬던 반응들이 너무 뿌듯하고 기억에 남는다. 또 단체 방에 있는 친구들이 개인적으로 저한테 문자로 '그래서 하준이(이수호) 누가 죽였어?' 이렇게 물어보는 게 너무 귀엽더라. 개인적으로 물어보면 알려줄 줄 알고 물어본 거다. 그때가 기억에 남는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하준이는 사고사"라고 덧붙였다.

최근 넷플릭스 '스위트홈' 시즌2, 시즌3에 출연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채원빈은 "장르물을 선호하는 편인가"란 질문에 "저는 원래 이런 스릴러 장르는 선호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는 "SF 이런 거 좋아하는데 보다 보면 지쳐서 개인적으로는 잘 안 본다. 그래서 아마 더 힘들었을 수도 있겠다. '스위트홈'을 찍을 때는 소품이나 환경이 잘 조성돼 있어서 신기했던 기억이 난다. 하니도 하빈처럼 제 모습보다는 만들어낸 게 많았다. 다만 하니는 좀 더 드러낼 수 있는 캐릭터였다"고 말했다.

앞으로 해보고 싶은 장르와 역할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채원빈은 "좀 더 저를 드러낼 수 있는 장르라면 청춘물이다. 긴 호흡은 아니었지만 단막극을 할 때 재밌었던 기억이 난다"며, 맡고 싶은 배역으로는 "콕 집어서 이야기를 하기엔 너무 많고 안 해본 느낌을 해보고 싶다. 또 다른 매력으로 힘든, 제가 정말 마음 깊이 공감할 수 있는 서사를 가진 인물이라면 좋을 것 같다"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채원빈은 "저한테 올해는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였다고 해도 될 정도로 좋게 보냈던 것 같다. 제가 원래 촬영을 하면서 연말을 보냈었는데 올해는 처음으로 쉬면서 연말을 보내게 됐다. 이 시간들을 어떻게 잘 보낼지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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