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5 (토)

"수익 악화 심각" 은행들, 예적금 '0%대'로 신속 인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빅컷'을 단행한 후 시중은행들이 곧바로 예적금 금리 인하에 들어갔다. 고객 이탈을 우려해 수개월 눈치싸움을 벌이다가 금리를 조정했던 것과 비교해 시차가 줄었다. 수익성을 가늠하는 순이자마진(NIM) 하락이 우려되면서 예상보다 빠르게 금리를 내렸다는 분석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은행들은 속속 예적금 금리를 내리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전격 인하한 뒤 곧바로 수신금리를 인하한 것이다.

뉴스핌

[뉴스핌=김아랑 미술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8일부터 고정금리형 국민수퍼정기예금 금리를 0.05~0.10%p씩 인하했다. 이에 따라 1년 만기 상품 금리는 1.05%에서 0.95%로 낮아졌다. 지난 6일 0.10~0.25%p씩 금리를 내린 후 연이은 조정이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지난 21일부터 예금 금리를 0.10%p 인하했다. 두 은행은 앞서 이달 초에도 예금 금리를 0.05~0.30%p씩 내린 바 있다. IBK기업은행은 지난 20일부터 0.20~0.40% 인하한 금리를 적용했다.

지방은행과 외국계은행들도 금리인하 대열에 합류했다. DGB대구은행은 지난 20일부터 예적금 금리를 0.20~0.60%p, BNK경남은행은 지난 19일부터 0.20%, 전북은행은 지난 20일부터 0.10~0.39%p 인하했다. 한국씨티은행은 지난 19일부터 예금 금리를 0.10~0.70%p 내렸다.

이에 따라 연 이자 0%대 상품 비중이 늘고 있다. 현재 주요 은행 1년 만기 예금 기본금리는 0.65~1.65%로 평균 1.18% 수준으로 내려왔다. 1년 만기 적금의 경우 1.59%다.

은행들의 금리 인하 움직임은 예전보다 빨라진 것이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10월 기준금리를 내렸을 때 시중은행들은 4개월 뒤인 올 2월이 돼서야 조정에 나섰다. 먼저 움직일 경우 다른 은행에 고객을 뺏길 수 있어 눈치보기가 이어졌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0.50%p로 예상보다 인하 폭이 컸고 그 만큼 수익성 악화 우려도 깊어졌기 때문이다.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은행들의 수익성을 가늠하는 순이자마진(NIM) 하락이 불가피하다. 통상 기준금리가 0.25%p 낮아지면 NIM은 0.03~0.04%p 떨어지고, 연간 순이익은 1000억원 가량 줄어든다는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이미 금리 눈높이가 낮아졌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 여파로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여전히 은행으로 유입되고 있다.

지난 2월 말 신한·국민·우리·하나·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646조4913억원으로 지난해 12월 말보다 4103억원 늘었다. 특히 입출금이 자유로운 요구불예금 잔액은 506조2215억원으로 17조7183억원 증가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 수준이 워낙 낮기 때문에 금리를 고려하기 보다는 언제라도 빼서 쓸 수 있는 예금 상품에 돈을 넣어두고 있다"며 "은행 입장에선 NIM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수신 금리 인하 시점이 빨라진 것으로 보인다" 설명했다.

yrchoi@newspim.com

저작권자(c)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