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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4 (금)

'금융위기 해법' 안통하는 시장…환율 천정부지로 치솟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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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 자금 이탈' 환전수요 환율 상승 부추겨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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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600억달러 규모의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에도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실물경제 위축으로 금융시장에 극도의 공포감이 걷히질 않고 있는 영향이다.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들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사용했던 각종 유동성 공급 정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약발이 통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23일 금융시장에서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침체 공포로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거센 매도 행렬이 이어지고 있어 증시 폭락과 원달러 환율 상승 추세가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금융시장에서 불안 요인이 터진 2008년 금융위기 때와 달리 코로나19로 실물경제 위축이 금융시장으로 전이되고 있어 과거 대응방식만으로는 해결이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가 강타한 금융시장 불안의 핵심은 경기침체"라며 "세계경제는 이제 침체 수준을 넘어 불황을 우려해야 할 정도다. 지난 11년간의 세계경제 확장세가 끝나면서 이제 관심은 침체폭과 침체 기간에 쏠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이 나온 다음날인 1월21일부터 지난 20일까지 코스피에서 외국인이 팔아치운 순매도 금액은 14조960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세계경기 침체 공포, 기업실적 악화 등의 우려가 커지자 한국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이 대거 빠져나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시장에 대한 외국인의 위험회피 심리는 더 큰 상황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무엇보다 복합위기로 일컬어지는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코로나19 팬데믹 현상의 진정이 필요하고, 글로벌 경기침체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수 있는 중국 경제지표의 반등이 확인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코로나19 확산세가 멈추지 않는한 증시 반등은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외국인의 '팔자' 행진은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을 더 부추기고 있다. 글로벌 달러 품귀 현상에 더해 국내 주식시장에서 빠져나가는 외국인의 달러 환전 수요가 늘면서 외화자금시장에서 단기 유동성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1246.5원)보다 18.5원 오른 1265.0원에 출발한 뒤 장초반부터 급등세로 이어지며 30원 넘게 급등해 1280원대를 위협하고 있다.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소식이 발표된 다음날인 지난 20일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39.2원 내린 1246.5원에 장을 마감했으나 하루 만에 급락분을 거의 되돌린 셈이다.

김유미 키움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시장이 안정되려면 달러 강세가 제한돼야 하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미국과 유로존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수가 늘고 있고, 경기침체 신용 리스크에 대한 불안이 여전해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와 코스닥도 일제히 폭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6% 넘게 급락해 1400선으로 내려앉았다. 코스닥도 6.54% 급락했다. 장 초반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동반 추락해 양대 시장에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hach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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