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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4 (금)

폭락장에 나홀로 폭등 '인버스'…개미가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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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글로벌 증시 폭락으로 국내 주식시장 대부분의 종목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만은 유일하게 급등하며 수익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주목되는 것은 개인 투자자들의 움직임이다. 폭락장 속에서도 일관되게 순매수를 이어가고는 있지만 점차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에 자금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수 반승에 대한 기대감이 실망으로 바뀐 탓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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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KODEX 인버스는 지난 2일 6855원이었던 주가가 이날 오전 10시 기준 9030원으로 오르며 한 달 여 사이 31.73% 급등했고, TIGER 인버스는 7475원에서 9915원으로 32.64% 올랐다. 인버스ETF는 지수 하락시 수익률이 오르도록 설계된 상품으로, 삼성자산운용이 운용하는 KODEX 인버스와 미래에셋이 운용하는 TIGER 인버스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주로 코스피200선물지수를 기초지수로 삼고, 기초지수가 1% 내리면 1배의 수익을 내는 구조로 돼있다. 2배의 수익을 내는 상품은 인버스2x인데 이들의 3월 한 달 수익률은 최대 8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량이 가장 많은 KODEX 200선물인버스2x의 경우, 지난 2일 7065원이었던 주가가 이날 1만1970원으로 올라 무려 69.43%나 뛰었다. TIGER 200선물인버스2x도 같은 기간 7195원에서 1만2180원으로 69.28% 올랐다. 지난 19일 코스피가 8% 이상 폭락했을 때에는 장중 1만3060원까지 올라 수익률이 81.51%까지 달했다.


반면 지수 상승시 수익이 나는 KODEX 레버리지는 이날 6400원으로 떨어지며 지난 2일 1만2100원서 47.12% 떨어졌다. 22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증시 지수선물이 개장 직후 가격 제한폭인 5% 가까이 하락하면서 코스피도 장중 6.88% 급락한 데에 따른 것이다. 이날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는 나란히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올해 벌써 4번째, 코스닥시장에서는 3번째 매도 사이드카다.


증시가 걷잡을 수 없이 하락하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대응도 조금씩 변하고 있다. 이달 들어서 유가증권시장에서 922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이며 13거래일째 순매수를 이어가고는 있지만 장바구니에 담은 쇼핑 목록 중에 인버스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개인은 이달 2일부터 20일까지 삼성전자(4조117억원)에 이어 KODEX 레버리지(1조6420억원)를 가장 많이 담았다. 그러나 줄곧 레버리지를 담았던 것은 아니다. 지난 9일부터 13일까지 3월 둘째주에 2250억원어치를 내다팔았던 KODEX 200선물인버스2x를 16일부터 20일까지 3월 셋째주에는 2153억원어치 사들였다. 특히 최근 3거래일간의 매수 추이를 보면 변화가 뚜렷하다. 19일 폭락장에서는 KODEX 레버리지를 1989억원어치 사며 순매수 1위에 이름을 올렸지만, 20일 반등장에서는 이를 팔아치운 대신 KODEX 200선물인버스2x를 2150억원어치 사들이며 순매수 1위 종목에 앉히고 삼성전자를 앞질렀다.


일부 투자자들은 향후 코스피가 1400선보다도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보며, 인버스 상품만 진입해야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일례로 20일 종가에 KODEX 200선물인버스2x를 산 투자자들은 이날 하루에만 10%가 넘는 수익률을 얻었다.


그러나 인버스와 레버리지 ETF는 지수가 횡보하는 장에서는 손실이 커질 수 있기 때문에 맹목적인 접근은 피해야 한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주 코스피는 주 초반 변동성이 커질 수 있겠지만 점차 안정성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공포가 완화되며 공장 가동률이 증가하고 있고, 국제유가 또한 미국에서 감산 가능성이 언급된 점을 감안하면 반등이 기대된다는 점에서 하락을 제한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코스피는 1500~1600선, 코스닥은 440~500선 내외로 등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나금융투자도 이번 주 코스피는 1500선 안착을 모색하는 중립 이상의 주가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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