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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3 (목)

"부족한 장비 우리 손으로" 백의천사들 위기돌파 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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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대병원 간호부·직원 합심

감염방지 안면보호대 자체 제작

전남대병원이 코로나 감염 확산으로 물량이 부족해진 의료용 보호장비를 직접 제작, 신속한 위기대처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전남대병원 간호부(부장 신은숙)는 최근 선별진료소와 국민안심병원, 응급실 등 코로나 감염증 최일선에서 근무하는 의료진들의 필수 착용 장비 가운데 하나인 안면보호대 ‘페이스 쉴드(face shield)’의 물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지자 자체 제작에 나섰다.

페이스 쉴드는 고글보다 훨씬 가볍고, 쉽게 쓰고벗을 수 있도록 만들어진 감염방지용 안면보호대를 말한다. 현재 페이스 쉴드 대부분이 외국산으로, 국내 보급이 쉽지 않은데다 정부 지원마저 중단된 상태로 충분한 수급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병원 측은 밝혔다.

간호부의 중앙공급실 정종해 과장을 비롯, 린넨실 직원들은 이 같은 상황을 미리 예측하고 이달 초부터 자체 제작 준비에 들어갔다. 매일 2시간씩 작업 끝에 의료진이 충분히 사용할 수 있을 정도의 제품을 자체 제작하는 데 성공했고, 하루 60여장씩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됐다.

특히, 이 제품을 튼실하게 만드는 데는 평소 ‘중앙공급실의 맥가이버’로 불리는 홍승호씨의 연구와 노력이 큰 도움이 됐다고 병원 측은 전했다.

동료들의 정성으로 만들어진 장비를 착용한 의료진은 그동안 페이스 쉴드 대신 고글을 착용해야 했던 불편함에서 벗어나 안전한 진료에 임할 수 있게 됐다. 처음 중앙공급실의 열정으로 시작된 페이스 쉴드 제작은 이제 동료 간호사와 간부, 행정직원들까지 가세하면서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페이스 쉴드 제작을 이끈 정 과장은 “감염 위험을 무릅쓰고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동료들에게 격려를 보내고 싶어 시작한 일”이라며 “힘들지만 충분한 물량이 확보될 때까지 제작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평소 1개에 1600원 수준이던 페이스 쉴드 가격은 코로나 발생 이후 4~5배 가까이 올랐지만, 전남대병원이 만든 수제품은 재료값(200원)만 필요해 경제적 이익도 누리게 됐다고 병원은 설명했다. 전남대병원 간호부는 지난 2015년 메르스 당시에도 개인위생 준수 캠페인을 전개하는 등 신속하고 일사불란한 위기대처 능력을 보여줬다.

신 간호부장은 “코로나 사태로 업무량이 크게 늘고 힘든 상황에서도 굴하지 않고 더욱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부원들을 보며 자부심을 느낀다”며 “코로나가 종식되는 순간까지 맡은 바 임무를 더욱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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