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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3 (목)

북미 모두 '상황 관리'에 방점…국면 변화는 하반기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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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서 외교에도 불구 코로나19로 '행동' 어려워

메시지 관리하면서 상황 악화만 방지 예상

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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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서재준 기자 = 북한과 미국이 올해 첫 외교 행보를 보이며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실제 구체적인 행동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김정은 국무위원장 앞으로 친서를 보내 코로나19와 관련한 협력 의사를 나타냈다.

이 같은 사실은 북한의 '백두혈통'인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이 담화를 통해 공개하며 확인됐다. 북미 양 측이 한 차례 무게감 있는 정치적 메시지를 주고받은 셈이다.

북한이 공개한 친서 내용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코로나19 관련 외에도 북미 관계 전반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힌 것이 확인된다.

다만 구체적인 내용은 북미 양 측 모두 공개하지 않고 있다. 실질적인 내용이 없을 것이라는 부정적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친서를 보낸 시점에 따라 메시지가 다르게 해석될 소지도 있다. 미국은 최근 며칠 사이 코로나19의 광폭 확산으로 인해 사실상 국가적인 비상 체제에 들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코로나19 협력 의사를 밝혔다는 내용이 공개되자 일각에서 "미국이 그럴 여유가 있느냐"라는 의문이 제기된 것은 이 때문이다.

또 북한이 친서를 받은 후 이에 대한 답 차원의 담화를 준비하기까지 시간을 소요했을 것을 감안할 필요도 있다. 즉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협력 제안은 미국이 비상 체제에 들어가기 전에 전달된 것으로, 현시점에서는 미국이 오히려 이행하기 어려운 제안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뉴스1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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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실제 '조속한 이행' 여부와 무관하게 미국이 북한에 사실상의 지원 및 협력 의사를 밝힌 것 자체에 의미를 둘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코로나19의 완전한 '종식'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을 감안하면 북미가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뒤 이를 계기로 한 접촉 재개에 나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김여정 제1부부장의 담화 이후 현지시간으로 22일 백악관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북한과 이란을 거론하며 "도움을 필요로 하는 나라가 있다면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발언해 친서에 담긴 메시지는 시기적절하며 유효한 것임을 재확인했다.

북한이 김 제1부부장의 담화에서 비난 표현을 절제하며 외교적이고 비교적 정돈된 톤의 입장을 내놓은 것도 북한 역시 향후 미국과의 대화 재개 국면을 감안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단기간에 양측 모두 실질적인 행동에 들어가긴 어려워 보인다.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인 22일까지 3만 명을 넘는 것으로 집계된 상황이다. 무엇보다 확산의 속도가 매우 빨라 방역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북한에 대한 지원에 속도를 내기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북한 역시 국경 통제 등 강도 높은 '초특급 방역 조치'를 두 달가량 시행 중이다. 내부적으로는 의심환자들에 대한 격리 해제 조치 등이 이뤄지고 있으나 외부인의 유입 차단은 일정한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미국과 북한 양 측 모두 문을 열기 쉽지 않은 상황인 것이다.

따라서 북미는 일단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와 김여정 제1부부장의 담화 등 메시지 정치를 통해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는 방향으로 새 국면을 모색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미 코로나19 국면에서 대중국·대남 친서로 메시지 정치 행보를 보인 바 있다.

또 연말에 미국의 대선(11월)과, 이에 앞서 북한의 당 창건 75주년 기념일(10월) 등 양 측 모두에게 내부적인 '결산'에 해당하는 일정이 다가오는 만큼, 양 측 모두 이를 전후로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seojiba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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