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씨는 "도장에서는 모두 마스크를 쓰게 하고, 운동 강도도 낮게 조절했지만 아무래도 집단 운동시설에 아이를 보내기 꺼리는 것 같다"며 "들어오는 수입이 아예 없어 모은 돈으로 월세를 내고 있고, 대출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영등포동에서 31살 김 모 씨가 3년째 운영하는 미술교습소도 지난달 24일부터 휴원 중입니다. 20명 남짓한 학생들이 1월 말부터 7∼8명 수준으로 줄더니 지금은 수업하기 어려울 정도가 됐다고 합니다. 김씨는 "코로나19 때문에 주머니 사정이 어려워진 분들이 예체능 계열 학원부터 먼저 그만두는 것 같다"며 "개학하더라도 학생들이 다 돌아올지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오늘(23일) 서울시내 학원가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로 일선학교 개학이 계속 연기되자 학원 상당수가 '더는 문을 닫을 수 없다'며 다시 개원하고 있습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19일 서울 학원과 교습소 휴원율은 26.5%(2만5천231곳 중 6천681곳 휴원)로 13일 42.1%(1만627곳)에 견줘 크게 떨어졌습니다.
이 가운데 국어·영어·수학 등 일반 교과과목을 가르치는 학원 상당수가 문을 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19일 이들 학원이 밀집한 강남·서초구의 학원 휴원율은 23.91%에 그쳤고, 메가스터디학원·종로학원 등 대형 입시 학원도 대부분 개강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하지만 음악·미술·체육 등 예체능 학원들은 여전히 문을 닫은 채 지낼 수밖에 없습니다.
일부 예체능계 지망생을 제외하면 배우는 내용이 입시와 관련성이 떨어지는 데다, 몸을 움직이는 수업은 침이나 땀이 튀어 감염 위험이 높을 수 있다며 학생들이 쉽사리 돌아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개원해도 사실상 휴업이나 마찬가지여서 경제적 어려움이 큽니다.
영등포구 도림동에서 태권도장을 운영하는 59살 유 모 씨는 "3주간 휴원했다가 지난 16일 개원한 날 학생 50여명 중 단 1명만 얼굴을 비췄다"며 "혹시라도 학생들이 돌아올지 몰라 문을 열어는 뒀습니다. 30여년간 도장을 운영했는데 지금은 신종플루나 메르스 사태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힘들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어려움에 부닥친 예체능 학원들을 지원할 별도의 대책은 없는 상황입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예체능 학원이 일반 학원보다 더 큰 어려움을 겪는다는 건 알고 있지만 예체능 학원만을 위해 별다른 대책을 마련하지는 않았다"며 "영세 학원 등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을 위해 마련한 '코로나19 피해기업 긴급경영안정자금'을 신청할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이유원 한국학원총연합회 회장은 "음악·미술학원 등의 생계난 해결을 위해 연합회 차원에서 꾸준히 논의하고 있다"며 "교육부에 이들 학원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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