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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 (화)

글로벌 증시와 디커플링-코로나19 진정…‘중국 증시’ 나 홀로 반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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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증시가 묘하다. 코로나19의 전 세계 확산으로 글로벌 증시가 휘청이는 가운데 발원지인 중국 증시는 오히려 탄탄한 체력을 자랑하고 있다.

올 들어 3월 18일 기준 한국(-27.6%)뿐 아니라 미국(-30.2%), 일본(-29.3%), 유럽(-36.3%), 브라질(-42.2%) 등 전 세계 주요 증시가 줄줄이 급락세를 보이는 중이다. 반면 중국 증시는 상하이종합지수 등락폭이 연초 대비 -10.5%로 선방하는 모양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으로 춘절 직후 급락했던 상하이종합지수는 신규 확진자 증가세가 꺾이고 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경기 부양책이 나오면서 오히려 회복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부진한 경제지표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규제 완화 등 강력한 부양책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 관련 수혜주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조언했다. 신승웅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 증시와 글로벌 증시의 디커플링이 지속되고 있다. 중국 증시의 견조한 흐름은 풍부한 유동성과 경기 부양책 기대감에 기인한 것으로 특히 ‘신(新)인프라’ 투자에 관심이 모인다”고 전했다.

매경이코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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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정부 적극적인 유동성 공급

▷인프라 투자 등 대규모 경기 부양책 기대

춘절 연휴 다음 날인 2월 3일 2745.61까지 떨어졌던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곧바로 반등을 시작해 2월 20일 3000선을 회복했다. 3월 들어서도 3000선을 넘나들며 상승세가 꺾이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같은 기간 한국을 비롯해 미국, 일본 증시가 하락세를 면치 못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중국 내 코로나19 사태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진단이 나오면서 중국 증시 상승세에는 더욱 힘이 실릴 전망이다. 3월 16일 기준 중국 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21명으로 크게 감소했다. 이날 확진자 수는 중국 보건당국이 1월 21일 코로나19 통계를 발표한 이래 최저치다. 2월 한때 신규 확진자가 하루에 1만5000명까지 치솟았던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진정 단계에 들어섰다고 해도 무방한 수준이다.

중국 정부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도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중국 인민은행은 2015년 10월 이후 변동이 없던 1년 만기 대출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와 함께 지급준비율 인하, 공개시장조작 등을 통해 유동성 공급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다양한 유동성 확대정책은 중국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중국 지방정부 역시 600조원 수준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밝히며 경기 부양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박수현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이와 함께 코로나19 사태로 미뤄졌던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4월 중 개최되면 경기 부양책이 본격적으로 쏟아질 가능성이 높다”며 “전인대에서 발표될 재정투자 목표치 상향에 대한 기대감이 이어지고 있다. GDP 대비 재정적자율 목표치를 2.8%에서 3.2%로 높일 가능성이 있고, 이를 인프라 투자나 소비 부양·산업보조금 지급 확대에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중국 증시 상승에 베팅하고 싶다면 다양한 펀드상품을 활용하면 좋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중국 증시에서 제약·바이오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DB차이나바이오헬스케어’가 3월 17일 기준 9.46%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미래에셋차이나그로스목표전환형’이 4.8% 수익률로 그 뒤를 이었다. 목표 수익률을 설정한 후 주식형으로 투자금을 운용하다가 달성 이후 투자 방식을 채권형으로 전환해 수익률을 유지하는 목표 전환형 방식이 잘 먹혔다는 평가다.

‘삼성중국본토중소형FOCUS(4.24%)’ ‘신한BNPP중국본토중소형주(1.25%)’ ‘미래에셋차이나심천100인덱스(0.16%)’ 등 중국 정부의 신성장정책 수혜를 보는 우량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펀드들은 증시 하락에도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중국 본토 기업에 직접 투자하는 펀드상품 중에는 ‘미래에셋차이나본토(0.1%)’ 등이 선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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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인프라·소비재 뜬다

▷전기차·반도체·5G 등도 好好

중국 지수에 투자하기보다는 수혜가 기대되는 업종과 종목을 골라 선별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낫다는 조언도 나온다.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이 본격화되면 인프라·IT·이커머스·내수 관련 업종이 뜰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박수현 애널리스트는 “단기적으로 2분기부터 전개될 경기 개선 기대감으로 부동산·건설·인프라 등 내수주의 반등이 나타날 전망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전기차·반도체·5G 등 IT 기술주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건축과폴리부동산’은 최근 중국 증시에서 외국인 매수세가 두드러지는 종목이다. 완커A, 바오리부동산, 자오상부동산도 대표적인 중국 부동산 종목으로 꼽힌다. 최설화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중국의 7개 성급 지역에서 25조위안에 달하는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중국 증시에서 인프라 투자와 관련된 건설·기계·소재 등의 업종이 빠르게 반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최대 배달 서비스 기업 메이퇀디엔핑은 중국 내수주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종목 중 하나다. 코로나19 사태 직후 발 빠르게 무접촉 배송 서비스를 도입하고 배달 카테고리를 확대하면서 점유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기간 동안 무접촉 배송 서비스가 전체 배달량의 8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쌀·식용유·과일과 같은 식재료 주문량은 전년 대비 400% 이상 급증했으며 다인분(5인분 이상) 주문량도 두 배 가까이 늘고 있어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중국 최대 면세점 업체 중국국여는 코로나19 종식 이후 소비 활성화에 따른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중국 면세점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국여는 연평균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중국 면세점 시장 최대 수혜주로 꼽힌다. 최근 증시 조정 국면에서도 주가가 빠지지 않는 탄탄한 안정감을 보였다.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2020년 연간 순이익이 전년 대비 1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A주 황제주’로 불리는 구이저우마오타이(귀주모태)도 눈여겨볼 만하다. 코로나19 사태로 1분기 판매량의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지만, 과거 사스 당시를 살펴보면 사태 종결 이후 실적은 더욱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 춘절 이후 외국인 매수세가 대거 유입되면서 지지부진하던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IT업종에서는 세계 최대 감시카메라 업체 하이크비전이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백승혜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중국 정부의 인프라 투자는 기존 철도, 부동산 등의 전통적인 인프라 시설에서 5G·IoT·스마트시티 등 새로운 분야로 범위를 넓혀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중국 최대 검색엔진 기업 바이두도 수혜주로 꼽힌다. 모바일 플랫폼의 꾸준한 트래픽 증가와 바이두 클라우드, 스마트기기 등 기타 사업부문의 매출이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류지민 기자 ryuna@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 2051호 (2020.03.25~2020.03.3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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