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29 (일)

"가도 14일 격리에 전자팔찌?"…코로나에 생이별한 국제커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오진영 인턴기자]
머니투데이

16일(현지시간) 코로나19 확산 속 브라질 상파울루주 캄피나스의 비라코푸스 국제공항에서 마스크 쓴 커플이 포옹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로이터) / 사진 =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으로 국경을 걸어잠그는 나라들이 늘어나면서 '국제커플'의 그리움이 깊어진다. 한국은 비교적 코로나19 확산이 잦아드는 추세지만, 유럽·북남미 등은 확진자 수가 급증하고 있어 재회의 시기를 기약하기 어렵다.

20일 기준 한국을 출발한 여행객에게 입국 금지 조치를 내리거나 입국 절차를 강화한 국가는 총 174개국이다. 이들 국가에 연인이 있는 사람들은 현대판 '견우와 직녀'가 된 셈이다.

국제커플은 지난 3년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1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 혼인·이혼통계'에 따르면 외국인과의 혼인은 2016년부터 3년 연속 증가한 2만 3600건으로, 전체 혼인 건수(23만 9200건)의 10%에 달했다. 결혼까지 '골인'하지 않은 커플은 훨씬 더 많음을 미뤄 짐작할 수 있는 수치다.


"연인 만나러 가면 전자팔찌 채운대요"

머니투데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한국인의 입국 제한 또는 금지하는 나라가 늘어가고 있는 가운데 3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여자친구가 대만에 사는 직장인 A씨(30)는 벌써 두 달째 연인을 만나지 못했다. A씨는 "1월 초 여행을 같이 다녀온 뒤로는 못 만났다"며 "19일부터는 아예 대만에 외국인이 들어갈 수 없다더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A씨는 "내가 대만에 가도 14일간 격리해야 하고, 대만 정부가 외국인들에게 위치 추적 전자팔찌를 채운다는 얘기가 있더라"며 "여자인구도 나도 오갈 수 없는 상황에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남편이 미 공군에서 일하는 B씨(34)는 며칠째 남편을 만나러 갈 비행기표 구매를 망설이고 있다. B씨는 "남편이 있는 미국도 위험하다는 이야기가 있어 걱정"이라면서 "화상통화할 때마다 남편 얼굴이 초췌해 보여 마음이 아프다"고 털어놓았다.


오작교, 언제 이어질까…외교부 "전망 불투명"

머니투데이

/사진 = 게티이미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끊어진 '오작교'는 당분간 이어지기 어려워 보인다. 가장 많은 국제결혼 국가(2019년 기준)인 베트남은 18일부터 모든 외국인을 대상으로 비자 발급을 중단했다.

두 번째로 많은 '국제커플' 출신국인 중국은 국외 유입 모든 내외국민을 대상으로 14일간 지정시설 격리 조치를 내렸다. 여자친구가 베이징 유학 중인 C씨(26)는 "직장·학교 등 개인 일정이 있는데 격리 시간을 14일이나 감당해야 한다는 것은 사실상 '중국에 오지 말라'는 얘기"라며 답답해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머니투데이에 "언제까지 입국 금지 조치가 이어질지 구체적인 전망은 불투명하다"면서 "이란 등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국가의 방문 등 다양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연인을 만나지 못하는 등) 국민들의 불편을 잘 이해하고 있다"며 "현지 대사관과 협력해 항공편을 마련하는 등 불편 최소화를 위해 상황을 예의주시 중"이라고 강조했다.

오진영 인턴기자 jahiyoun23@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