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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기자로 다시 백악관 들어간 백악관 前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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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부 첫 대변인 스파이서, 직접 손들어 트럼프에게 질문

작년엔 TV '춤 경연대회'출전도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초대 백악관 대변인을 지낸 숀 스파이서가 기자로 변신해 20일(현지 시각) 트럼프 대통령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는 지난해 8월엔 ABC방송 춤 경연 프로그램인 '댄싱 위드 더 스타스'에서 '댄서'로 출연하기도 했다.

스파이서는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 바이러스 대응팀 브리핑에서 미국 보수 매체인 '뉴스맥스TV'에 배정된 기자석 뒷줄에 앉았다. 그러자 백악관 풀기자단은 "스파이서가 브리핑룸에 왔다"며 사진과 함께 전체 이메일을 백악관 기자단에게 돌리기도 했다. 스파이서는 뉴스맥스 소속으로 지난 3일부터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스파이서 앤드 컴퍼니'란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조선일보

20일(현지 시각) 미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 대응팀 브리핑에서 트럼프 행정부 첫 대변인을 지낸 숀 스파이서(왼쪽 서 있는 사람)가 '뉴스맥스TV' 기자 자격으로 참석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질문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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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문답하는 도중 스파이서가 손을 들자 이름을 부르지 않고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뒤쪽에(in the back)"라고 지목했다. 다른 기자가 답하려 하자 "아니, 뒤쪽에"라며 재차 기회를 줬다.

스파이서는 앉아서 질문하는 다른 기자와 달리 자리에서 일어난 뒤 "허락하신다면 2개의 질문을 하겠다. 첫째는 중소기업들이 몇 달이 아니라 몇 주를 (생존) 걱정을 하고 있다"고 '공손히' 질문을 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질문을 끊고 "우리는 그들(중소기업)을 도울 것이다. 그들은 미국의 원동력"이라고 했다. 스파이서는 이후 다시 진지한 얼굴로 "미 의원들이 코로나 사태와 관련한 비공개 브리핑을 받은 후 주식을 매각한 것을 염려하느냐"고 물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것(주식 매각)을 모른다"면서도 "그들은 (주식 매각에) 잘못이 없다고 말했다"고 했다. 미 언론들은 지난 20일 리처드 버, 다이앤 파인스타인 등 민주·공화 양당의 상원의원 4명이 지난 1월 이후 연방정부로부터 코로나와 관련한 비공개 정보 브리핑을 받은 뒤 각각 수십만달러씩의 주식을 처분했다고 보도했다.

스파이서는 오랜 기간 미 공화당 전국위원회 당직자로 언론 담당을 했고, 기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홍보맨'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2017년 1월 백악관 대변인을 맡은 뒤, 대통령 취임식 당시 인파를 '역대 최대'라고 표현했다가 거짓말 논란에 휩싸였고 이후 기자들과 잇따라 충돌했다. 결국 6개월 만인 그해 7월 대변인직에서 물러났다.

원래 백악관 대변인은 그만두면 방송사와 계약을 맺고 정치 평론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스파이서는 백악관을 나온 뒤 어떤 방송사와도 계약을 맺지 못했고, TV 코미디 프로그램에서도 수시로 조롱을 받았다. 이후 지난해 춤 경연 프로그램에 출연해 눈길을 끌었고, 지난 3일부터 보수 성향 케이블 뉴스 매체 '뉴스맥스'에서 시사 대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워싱턴=조의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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