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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美확진자 하루 5000명 폭발… 국민 25%에 외출금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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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두 달만에 2만명 넘어서… 중국·이탈리아 다음으로 많아

1만여명 감염된 뉴욕州 '중대재난지역' 지정… 멕시코 국경 폐쇄

백악관 "코로나 경기부양에 GDP의 10%인 2조 달러 투입할 것"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는 미국에서 코로나 환자가 2만명을 넘어섰다. 지난 1월 21일 미국 내 첫 코로나 환자가 발생한 지 두 달 만이다. 실제 환자는 공식 통계의 11배에 달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21일(현지 시각) 미 존스홉킨스대학 집계에 따르면 미국 코로나 확진자 수는 이날 2만6747명에 달했다. 하루 만에 5000여명이 늘었다. 사망자도 340명으로 집계됐다.

미국 연방재난관리처(FEMA)는 이날 미국에서 코로나 환자가 가장 많은 뉴욕주(州)를 '중대 재난 지역'으로 선포했다. 코로나 사태와 관련해 중대 재난지역으로 지정된 것은 뉴욕주가 처음이다. 뉴욕주 감염자는 21일 기준 1만356명으로, 미국 전체 환자의 약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중대 재난 지역으로 지정되면 연방 정부의 재난 구호 기금에서 수십억달러를 지원받을 수 있게 된다.

전날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비필수 사업장에 대해서는 22일부터 100% 재택근무 명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식료품점과 약국, 병원, 요양 센터 등을 제외한 모든 상점이 문을 닫는다. 레스토랑의 경우 매장 영업은 금지하되 테이크 아웃과 배달은 가능하도록 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지금은 평상시와 같은 삶을 살 수 없다. 그것을 깨닫고, 받아들이고, 대처해야 한다"고 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닌 한 외출 자제를 권고하고, 불가피하게 외출할 경우 타인과 6피트(1.8m) 이상 거리를 유지하도록 했다. 지난 19일 캘리포니아주가 내린 자택 대피 명령과 사실상 동일한 것이다. 뉴욕과 인접한 뉴저지, 일리노이, 코네티컷주도 주민들에게 집에서 머물 것을 권고하면서 총 5개 주 8400여만명의 시민이 사실상 집 안에 발이 묶이게 됐다. 이는 전체 미국 인구의 약 25%에 달한다.

미 육군 공병대 사령관인 토드 세모나이트 중장은 20일 국방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몇 주 내로 뉴욕 내 호텔과 대학 기숙사의 객실 또는 방 1만여 개를 의료 시설로 개조해 확산하는 코로나에 대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 연방항공청은 이날 뉴욕 일대 공항에 대해 한시적인 착륙 중단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뉴욕주 롱아일랜드 관제센터의 항공관제 직원이 코로나 양성 반응을 보이면서 관제 센터가 일시 폐쇄되면서 내려진 조치다. 이에 따라 뉴욕 존 F 케네디 국제공항과 라과디아 국제공항, 뉴저지주 뉴어크 국제공항으로 출발하는 항공 노선이 약 30분간 중지됐다.

미 정부는 20일 멕시코와의 국경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무역 등 필수적인 활동을 제외하고 미국과 멕시코 국민이 양국을 오가는 것이 금지된다. 미국은 이틀 전 캐나다에도 비슷한 조치를 취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컬럼비아대 연구팀 분석 결과를 토대로 미국 내 코로나 실제 환자가 공식 통계의 11배에 달할 수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코로나에 감염됐으면서도 증상이 거의 없거나 가벼운 수준에 그치는 '숨은 감염자'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컬럼비아대 연구팀은 적절한 방역 대책을 통해 전파 속도를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낮춘다 해도 2개월 내 65만명이 감염될 수 있으며, 별다른 억제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다면 감염자가 폭증해 5월 중순 무렵 정점을 찍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코로나 여파로 올해 미국 내 일자리 500만개가 사라지고 국내총생산(GDP)이 1조5000억달러(약 1867조원)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코로나 사태에 대응한 경기부양책이 미국 전체 GDP의 10%에 해당하는 큰 금액"이라고 밝혔다. 미국 GDP가 약 20조달러 규모라는 점을 감안하면 2조달러(2490조원)의 부양책이라는 뜻이다.

[뉴욕=오윤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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