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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메탄올 손 소독제, 큰일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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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로 직접 만들기 유행

일가족 구토·복통 등 중독 증상

이란선 메탄올 마시고 44명 사망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소독제가 부족한 상황에서 일반 시민이 공업용 메탄올로 소독제를 만들어 썼다가 중독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22일 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지난 7일 40대 여성 A씨는 경기도 남양주 집에서 바이러스를 소독한다며 메탄올과 물을 9대1로 섞어 분무기로 가구와 이불 등에 10여 차례 뿌렸다. A씨와 집에 있던 A씨의 자녀 2명은 이후 복통과 구토, 어지럼 등 메탄올 중독 증상을 겪었다. 공단은 A씨가 분무기로 뿌린 고농도의 메탄올 증기가 집 안에 가득 차 중독을 일으킨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소독제 수요가 늘면서 최근 시민들 사이에선 손 소독제를 스스로 만드는 것이 유행하고 있다. 인터넷 블로거뿐만 아니라 약국 등에서도 에탄올 등을 이용해 소독제를 만드는 방법을 안내하고 있다. 안전보건공단은 "메탄올은 물론 에탄올로도 소독제를 만들면 안 된다는 게 정부의 권장 사항"이라면서 "특히 에탄올과 메탄올이 성분이 비슷해 대신 써도 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메탄올은 일반 가정에선 절대 쓰면 안 되는 위험 물질"이라고 했다. 술의 주성분인 에탄올과 달리 메탄올은 주로 공업용 세척제로 쓰는 독극물이다. 장기간·반복 노출되면 중추신경계와 시신경에 손상을 줄 수 있다. 국내에서 코로나 방역을 목적으로 한 메탄올 중독 사고가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달 초 이란에선 메탄올이 코로나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잘못된 소문이 퍼지면서 44명이 메탄올로 만든 소독제를 마셔 숨지기도 했다.

[곽래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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