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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중2병, 발달과정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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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개발원, 4년간 성장 과정 추적연구 결과 발표 / 인지·정의·신체적 가장 큰 성장 겪어 / 부모와 충돌 심하지만 ‘지원군’ 인식 / 중3부터 학업 집중… 교사와 갈등 줄어

중학생은 ‘중2병’이라는 용어로 표현되는 특징처럼 성인의 시각에선 이해하기 어려운 특징들이 나타난다. 한 전문가는 중2병을 “그동안 참고 참다가 더는 못 참고 화장실로 달려가는 행위”에 비유하며 이 시기에 나타나는 청소년들의 사춘기, 혹은 불안심리를 제대로 알아야만 이들과 마음으로 소통할 수 있다고 말한다.

22일 교육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교육개발원은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의 ‘중학생 성장과정 분석: 학교, 가정, 지역사회를 중심으로’라는 연구를 마무리짓고 종합적인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동일한 중학생들에 대한 4년간의 성장과정을 추적해 중학생 시기 학습자로서의 특징, 학습경험·고등학교 진학상의 특징, 다음 생애발달에 주는 영향 등을 살펴봤다.

연구 결과 중학생 시기의 학생들은 인지적, 정의적, 신체적으로 가장 큰 성장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교 때보다 몰라보게 커진 키, 논리적 추론과 추상적 문제에 대한 사고 발달, 문제해결능력 향상 등은 중학생이 더 이상 자신이 어린이가 아니라는 정체성을 확립하게 되는 계기로 작용했다. 연구보고서에선 “청소년기의 불균형적인 뇌 발달 양상은 청소년의 충동 행동을 증가하도록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이런 면에서 ‘중2병’은 청소년 발달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추적연구 결과 실제 중2 학생들은 부모와 갈등이 심하지만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와 관계없이 부모를 가장 편안한 존재, 끝까지 자신들을 지지해 줄 존재로 생각했다. 다만 학년이 높아지면서 부모보다는 친구와 관계가 더 깊어지고 더 자립적으로 성장했다. 교사와는 중2 때 갈등이 최고조를 이루지만, 진로와 학업에 집중하는 중3부턴 갈등이 줄고 성숙한 관계를 유지하는 양상을 보였다. 보고서는 “중학생들이 인식하는 공통적인 자아정체성은 ‘가정의 구성원’, ‘또래집단의 전형성을 공유하는 평범한 학생’, ‘공부하는 사람’으로 고등학교 진학, 더 나아가 대학 진학을 위해 열심히 공부해야 하는 존재이다”라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중학생들의 균형 잡힌 성장을 위한 정책적 지원방안을 제시했다. 우선 교육격차 완화를 위해 중학생의 기초학력을 보장하고, 모든 학생에게 균등한 진로교육 기회와 고등학교 진학상담을 제공해야 한다. 특성화고 육성, 입시전형 개선, 사회통합전형 확대 등으로 학교 내 교육의 다양성을 확보해야 한다.

중학교 교육 내실화를 위해선 자유학기제 기간을 중학교 1학년으로 한정하기보다는 1학년 1학기와 3학년 2학기로 나눠서 적용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1학년 1학기는 ‘나’에 대한 발견의 시작과 함께 중학교 생활 적응에 필요한 교육에 집중하고, 3학년 2학기는 진지한 진로 고민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부여하는 것이다. 또 지역사회 역할 강화의 일환으로 마을교육공동체 활성화를 통해 중학생 성장의 지지기반을 다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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