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체 채취·수송 등 채취 키트와 혼동한 듯 수출 성과 홍보하려다 기본 사실관계 틀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17일 오후 서면브리핑에서 코로나19 검사에 필요한 진단키트 5만1000개를 UAE에 수출했다고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왕세제의 지난 5일 통화 이후인 7일 UAE가 외교채널로 코로나19 진단키트 구매를 요청해 외교부가 물품 생산업체를 찾아 지난 주말 노블바이오사(社)의 진단키트를 수출했다는 것이다.
강 대변인은 “UAE는 우리 측의 신속한 수출과 전달에 깊은 사의를 표명했다”면서 “추가 물량 공급 계약 체결을 위한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강 대변인은 “이번 진단키트 첫 수출은 코로나19와 관련한 국제 공조의 일환”이라며 “코로나19 대처를 위한 국제공조가 시급한 상황에서 ‘코로나 외교’의 방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자평했다.
그러나 청와대의 발표 내용 일부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밝혀졌다.
이날 오후 한 언론은 노블바이오사의 입장을 인용해 청와대가 수출했다고 발표한 키트는 코로나19 진단 키트가 아닌 ‘검체 수송배지’라고 보도했다.
UAE에 수출된 수송배지는 코나 목에서 채취한 분비물을 담아 온전한 상태로 전문 검사기관으로 옮기기 위한 일종의 ‘수송용기’라는 것이다.
논란이 일자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춘추관을 찾아 사실관계를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진단 키트는 두 종류로 구성되는데 하나는 (검체) 채취·수송·보존·배지 키트(채취 키트)이고, 또 하나는 검사 키트”라면서 “두 종류가 있어야 진단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UAE에 수출했다는 것은 채취·수송·보존·배지, 이 진단키트”라고 부연했다. 결과적으로 검사 키트가 빠진 만큼 청와대의 발표는 틀린 셈이다.
이 관계자는 ‘검사를 하려면 두 가지 키트가 다 있어야 하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어느 하나라도 없으면 진단을 못 하는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UAE에 서울대병원이 있을 텐데 거기에 기계와 진단시약, 검사 키트는 일정 부분 있다는 얘기도 들었다”면서 “다시 확인해야겠지만 그쪽에서는 채취 키트가 필요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진단 키트 수출과 관련한 설명도 오락가락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의 애초 설명은 코로나19 진단 키트 지원을 공식적으로 요청해 온 국가가 동남아 3개국, UAE를 포함한 중동 4개국, 유럽 2개국, 독립국가연합(CIS) 2개국, 중남미 2개국, 아프리카 2개국, 기타 2개국 등 총 17개국이었다.
그는 “UAE를 제외한 16개국에는 채취 키트와 검사 키트를 섞어서 수출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 분류가 정확히 돼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UAE를 포함해서 17개국에 검사 키트를 수출했고, 하고 있다”면서 “17개국에서 채취키트를 요청했는데 UAE에 처음 수출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UAE에는 이미 검사키트가 있는 만큼 채취키트 5만1000개를 보내기 전에 소량의 검사키트를 보냈다”고 설명했다.
UAE에 수출될 코로나19 진단키트 관련 물품 (서울=연합뉴스)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하기 위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 키트 관련 물품이 인천공항 근처 물류 창고에 보관돼 있다. 청와대는 17일 코로나 19 검사를 위한 진단키트 5만1천개를 UAE에 긴급 수출했다고 밝혔다. 2020.3.17 [외교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2020-03-17 18:13:20/ <저작권자 ⓒ 1980-2020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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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철 기자 nicebong@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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