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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차이나 비즈] 극적인 반전…이젠 애플도 이케아도 중국서만 문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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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인 15일 중국 베이징의 쇼핑가 싼리툰에 있는 애플 스토어. 매장 앞에서 체온을 재고 안으로 들어갔다. 아이폰, 아이패드 등 제품이 진열된 테이블마다 마스크를 쓴 직원과 소비자들이 한데 뒤섞여 있었다. 직원도 소비자도 거리낌 없이 맨손으로 제품을 만졌다. 매장에 머무른 30여 분 동안 많을 땐 100여 명이 밀집했다. 테이블마다 다른 사람과 1미터 떨어져 서라는 안내문이 세워져 있었지만, 누구도 신경쓰지 않는 듯했다. 모두가 마스크를 쓰고 있다는 것만 빼면 매장 안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활기찼다.

조선일보

애플이 14일 중국 본토에 있는 42개 애플 스토어의 영업을 모두 재개했다. 중국 베이징 싼리툰의 애플 스토어. /김남희 특파원


2월 초 일제히 문을 닫았던 중국 본토의 42개 애플 스토어(직영 매장)가 14일(미국 시각 13일) 모두 문을 열었다.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전염병이 이제 거의 잡혔다는 판단에 따라서다. 당초 애플은 2월 9일까지만 영업을 중단하려고 했으나 중국 정부가 전국적으로 고강도 전염병 방역 조치를 시행하면서 재개장을 미뤘다.

애플은 중국 내 모든 매장의 문을 다시 연 날, 중화권 외 전 세계 모든 매장을 이달 27일까지 2주간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본사가 있는 미국뿐 아니라 유럽 등에서 감염자가 폭증하면서다. 미국 대륙과 유럽은 애플 전체 매출의 약 70%를 차지해 매장 영업 중단으로 매출에 큰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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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 싼리툰의 애플 스토어에서 소비자들이 제품을 보고 있다. /김남희 특파원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1월부터 줄줄이 문을 닫았던 외국 소매업체들이 속속 문을 열고 있다. 중국 신규 감염자가 급감하면서 전반적으로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반면 중국 밖에서는 상황이 점차 악화하면서 영업 중단이 속출하고 있다.

스웨덴 생활용품 판매점 이케아도 17일 후베이성 우한 매장을 제외한 중국 전체 매장을 재개장했다. 1월 30일 중국 매장 30곳의 운영을 잠정 중단한 지 한 달여 만인 이달 1일 상하이와 항저우, 우시를 시작으로 매장을 다시 열기 시작했다.

베이징에 있는 이케아 매장은 8일부터 다시 영업 중이다. 최근 베이징의 한 매장을 방문했을 때 매장 내 식당과 어린이 놀이공간만 불이 꺼져 있고 다른 곳은 모두 개방돼 있었다. 직원들은 소독액을 넣은 분무기를 들고 다니며 제품에 소독액을 수시로 뿌렸다. 계산대 쪽에는 사람 간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바닥에 1미터씩 간격을 두고 노란색 종이를 붙여 놨다.

매장의 한 직원은 "중국 내 협력 제조사들이 현재 공장 가동을 거의 정상화했다"며 "매장에선 전염 위험을 줄이기 위해 매장 소독을 철저히 하고 직원의 건강 상태도 매일 확인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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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의 이케아 매장에서 직원이 제품에 소독제를 뿌리고 있다. 3월 17일부터 후베이성 우한을 제외한 중국 내 모든 매장이 문을 열었다. /김남희 특파원


이케아도 최근 중국과 중국 외 지역의 운영 상황이 완전 바뀌었다. 이탈리아 이케아 매장이 12일 모두 문을 닫은 데 이어 유럽 곳곳에서 영업을 중단하는 곳이 늘고 있다. 미국에서도 캘리포니아주 일부 매장이 매장 운영을 중단했다.

이케아가 중국 내 매장 영업을 재개한 것은 중국 정부의 허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케아 매장처럼 사람이 대규모 밀집하는 곳의 영업을 허용한 것은 중국 정부가 전염병 통제에 그만큼 자신감을 표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중국은 특히 외국 소매업체들의 중국 내 영업 재개를 서두르는 분위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의 충격을 전면으로 맞은 1~2월 중국 소비는 급감했다. 16일 발표된 중국의 1~2월 소매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0.5% 줄었다. 통계 집계 후 첫 감소다. 중국 정부는 해외에서 주목도가 높은 외국 소매업체들의 영업을 정상화해 중국 소비력이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는 신호를 주고 싶어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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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1월 말 문을 닫았던 중국 베이징의 스타벅스 매장이 3월 들어 영업을 재개했다. /김남희 특파원


미국 커피 체인 스타벅스도 이달 초에 이미 중국 4300여 개 매장 중 90% 이상의 영업을 재개했다. 매장 내 착석을 허용할 정도로 영업이 상당 부분 정상화됐다. 스타벅스는 13일 1억3000만 달러(약 1614억 원)를 투자해 2022년까지 중국에 원두 로스팅 시설을 짓는다고도 발표했다.

반면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매장 폐쇄가 잇따르고 있다. 스타벅스는 사회적 거리 두기 캠페인의 일환으로 15일(미국 시각)부터 미국과 캐나다 매장의 의자를 모두 없애고 포장 판매만 한다고 밝혔다. 쇼핑몰과 대학가 등 인구 밀집 지역의 매장은 일부 영업을 중단했다.

[베이징=김남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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