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치사율 6.6%로 치솟아
1만2000명 확진, 전국 이동제한령
“누나 시신과 36시간째 자택격리”
이란 내각 비상, 대통령도 감염 우려
말레이시아, 한국발 입국 금지 조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이탈리아 전국에 이동 제한 조치와 상점 휴업령이 내려진 11일(현지시간) 로마 성베드로 광장이 폐쇄돼 텅 비어 있다.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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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지구촌 곳곳을 초토화하고 있다. 이탈리아에선 하루 만에 196명이 사망하고 신규 확진자가 2000명 이상 늘었다. 프랑스·스페인 등 관광 대국을 중심으로 하루 500명 넘는 신규 확진자가 나오면서 코로나19가 유럽을 휩쓸기 시작했다.
이탈리아 보건당국은 11일 기준(현지시간) 확진자가 1만2462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날보다 2313명 늘었다. 사망자도 전날 대비 196명 증가한 827명으로 파악됐다. 확진자 대비 사망자 비율을 보여주는 치사율도 6.6%로 올랐다. 세계보건기구(WHO)가 파악한 세계 평균 치사율(3.4%)의 두 배 수준이다. 롬바르디아 출신의 클라우디오 페드라치니 하원의원이 확진 판정을 받으며 하원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다.
이탈리아에선 격리된 남성이 가족의 시신과 36시간 이상 함께 지내야 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탈리아 당국은 전국을 상대로 이동제한령을 내린 상태다. 이탈리아 TV 드라마에도 출연했던 배우 루카 프란제즈는 지난 8일 “침대에 죽은 누나가 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호소하는 동영상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는 “연락했지만 누구도 답을 주지 않았다”며 상황을 알렸다. 누나 시신을 그대로 놔둔 채 36시간 이상 자택에 격리됐던 그는 동영상에서 “이탈리아가 우리를 버렸다”고 한탄했다. 그의 누나는 사후 검사에서 코로나19로 확진됐다.
스페인·프랑스도 확진자가 2000명을 넘었다. 스페인 정부는 이레네 몬테로(32) 양성평등부 장관이 확진 판정을 받아 동거인과 함께 격리조치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페드로 산체스 총리를 포함한 각료 전원이 코로나19 검사를 받는다. 프랑스는 11일 기준 확진자 2284명, 사망자 48명으로 전날보다 확진자 510명, 사망자 15명 증가했다. 독일(확진 1966명, 사망 3명), 노르웨이(확진 629명), 스위스(확진 652명, 사망 4명), 네덜란드(확진 503명, 사망 5명), 스웨덴(확진 500명, 사망 1명), 영국(확진 459명, 사망 8명) 등에서도 감염자가 크게 늘었다.
이탈리아에 이어 이란도 확진자가 1만 명을 넘겼다. 12일 확진자가 1075명 증가해 1만75명을 기록했다. 사망자는 429명이다. 알자지라 등은 에샤크 자항기리 이란 수석부통령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그는 하산 로하니 대통령이 주재하는 내각회의에서 대통령과 가까운 자리에 앉는다. 로하니 대통령의 감염도 우려된다. 알리 아스가르 무네선 문화관광부 장관과 레자 라흐마니 상공광물부 장관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전 세계에서 코로나19가 번지자 인도는 대응책으로 한 달간 외국인 입국을 차단하는 극단적 조치를 발표했다. 인도 보건·가족복지부는 11일 밤 “13일부터 다음달 15일까지 외교관·유엔 등 국제기구, 취업, 프로젝트 비자 등을 제외한 모든 비자의 효력이 정지된다”고 밝혔다. 즉, 모든 외국인이 한 달간 관광, 비즈니스, 학생비자로는 인도에 입국할 수 없다. 13억여 명 인구의 인도가 스스로 문을 잠근 것이다. 한편 말레이시아는 13일부터 한국인과 한국으로부터의 외국인 여행자의 입국을 금지한다. 현지 외교당국에 따르면 코로나19 전파를 막기 위한 조치로, 대상국엔 한국 외에 이탈리아·이란도 포함됐다.
임선영·김다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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