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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9 (목)

이슈 로봇이 온다

[#Let`s 스타트업] 에스엘엠, 로봇이 바닷속 누비며 선박 바닥 청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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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로봇은 인간이 하기 힘들고 위험한 일을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대체하며 일상을 바꾸고 있다. 인간 잠수부를 동원한 선박 하부 표면 청소(선저 청소)도 이에 해당한다. 선박 하부의 표면에는 수초, 슬라임, 따개비 등 이물질이 필연적으로 붙게 된다. 이물질은 선박의 속도를 느리게 해 연비를 악화하며, 환경오염 문제도 야기한다. 이를 방지하려면 주기적으로 이물질을 제거하는 선저 청소를 해줘야 한다.

기존에는 충돌 등 안전 문제로 배가 정박한 상황에서 청소를 할 수 없어 해상에 배를 띄운 채 장시간 인간이 직접 청소해야 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인간에게 위험 부담이 크고, 깨끗하게 청소하기도 어려웠으며, 운항 일정에도 지장을 주는 등 어려움이 많았다.

국내 로봇 스타트업인 에스엘엠(SLM)은 배 밑바닥과 표면의 이물질을 자율주행하며 청소하는 '선저청소로봇(선체관리서비스로봇)'을 개발해 선저 청소가 가진 문제를 해결했다. 이 로봇은 전용 브러시와 청소 잔해물 회수 시스템 등 수중 청소에 최적화된 기술을 갖췄다. 또 각종 센서를 탑재해 장애물을 피하고, 위치를 파악해 스스로 오가며 청소할 수 있다.

작업 후 선박의 위치별 상태, 청소 전후 영상 등을 제공하는 기술도 탑재돼 선주에게 신뢰를 심어줄 수 있다.

박영준 에스엘엠 대표(사진)는 "선저청소로봇은 열악한 수중 선체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주행할 수 있는 로봇으로 설계됐다"면서 "인간을 통한 청소보다 훨씬 효율적이고 안전하며, 선박이 정박해 있는 동안 작업을 완료할 수 있어 운항 일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환경 보호 등을 이유로 국제 사회의 선저 청소 규제가 강화되면서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뿐 아니라 주요 국가들은 해양 환경오염 방지를 위해 선박 선체면 청소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다. 또 IMO가 선박의 연료로 값비싼 저유황유를 사용하도록 규제하면서 해운선사에 연비 절감이 더욱 중요해졌다.

세계적으로 선저청소로봇을 개발하고 있는 곳은 10여 곳에 달하지만, 아직 완성된 형태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없다. 에스엘엠은 지난해 이미 10여 차례 시범서비스를 실시했으며, 올해는 부산항을 시작으로 동남아, 미주, 북유럽, 호주 연안에 이르는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또 이 로봇 기술을 산업용 모바일로봇, 수중이동로봇, 험지이동로봇, 관내 검사·작업용 로봇 등 다양한 환경에 적용할 방침이다.

박 대표는 삼성중공업 출신으로, 로봇을 활용해 위험하고 힘든 일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기술을 연구해 왔다. 2018년 퇴사 후 직접 창업한 뒤 삼성중공업의 첨단 기술과 자체 개발한 기술을 결합해 선저청소로봇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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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엘엠이 개발한 선저청소로봇 이미지 [사진 제공 = 에스엘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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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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