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가 만났습니다]①
이인호 신임 한국경제학회장 인터뷰
자영업 전방위 도산 우려…첫 실물發 위기
韓 성장률 0% 초반까지 추락할 가능성
이인호 신임 한국경제학회장(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이 지난 10일 서울대 관악캠퍼스 연구실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태형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코로나19는 가장 악질적인 불확실성입니다. 전례가 없는 경제위기에 대비해야 합니다.”
이인호(63) 신임 한국경제학회장(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은 지난 10일 서울대 관악캠퍼스 연구실에서 가진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20년 전 아시아 외환위기 때는 한보, 기아 등 국내 일부 대기업, 10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리먼브러더스, 베어스턴스 등 해외 주요 금융기관처럼 위기의 실체가 분명했지만 이번에는 그렇지 않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가 이끄는 한국경제학회는 70년 전통(1952년 설립)의 경제학계 최대 단체다.
이 회장은 “과거 경제위기 때는 소위 ‘큰 놈’과 그에 따른 하청 중소기업이 부도 나는 선에서 피해를 최소화하는 식으로 대응할 수 있었다”며 “그런데 이번에는 거의 모든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이 모래더미 무너지듯 불황을 겪고 있어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등) 한두차례 대책만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또 “이전에는 예기치 못한 금융 시스템 리스크가 실물 경제로 옮겨가는 식이었다면, 이번에는 실물위기가 먼저 발생하는 반대 양상”이라며 “이는 전례를 찾기 어렵다”고 했다.
이 회장은 아울러 금융위기급 악재가 동시에 시장을 덮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코로나19쇼크가 방아쇠를 당긴 국제유가 폭락 탓에 미국 셰일가스업계를 중심으로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게 대표적이다.
셰일가스업체들이 발행한 1000억달러 이상의 정크본드(junk bond·고위험채권) 롤오버(roll over·만기 재연장)가 차질을 빚으면 시장에 유동성 위기가 불거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금융위기의 단초는 불황기가 아니라 호황기 때 축적되기 마련”이라며 “일부 셰일가스업체처럼 외형 확장을 위한 호황기 대규모 투자는 이후 과잉 투자로 돌아올 수 있다”고 했다. 실물과 금융이 함께 악화하는 복합위기를 경고한 것이다.
그는 그 연장선상에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은 0% 초반까지 추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외환위기가 덮친 1998년 성장률은 -5.1%였다. 2009년에는 0.8%를 기록했다.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