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도·말레이시아, 긴급 정책회의 소집 전망
요동치는 증권시장 |
(서울=연합뉴스) 김대호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적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아시아태평양 지역 중앙은행들이 긴급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1일 코로나19 공포가 금융시장과 실물경제로 급속히 확산함에 따라 아태지역 중앙은행들이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까지 기다려야 할지 아니면 긴급회의를 소집해 행동에 나서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긴급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5%포인트나 내린 가운데 전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국제 유가가 폭락하면서 아태 중앙은행들의 고민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금융정책 회의가 4월 이후로 예정된 한국과 인도, 말레이시아 등이 이달 중 긴급회의를 열고 기준 금리를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다.
긴급회의 소집에는 금융시장과 경제주체들의 신용 상태, 국제 유가 등이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될 전망이다.
또 오는 18일 일본과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의 통화정책 회의가 예정돼 있고 이어 25일에는 태국과 뉴질랜드도 기준 금리를 결정할 전망이다.
중국과 베트남은 예정된 정책 회의 일정이 없더라도 언제든지 기준금리를 조정할 수 있다.
지난달 기준금리를 동결해 시장을 실망시켰던 한국은행은 오는 4월9일 예정된 통화정책 회의에 앞서 이달 중 긴급회의를 열고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관측이 잇따르고 있다.
오는 4월3일 정책 회의가 예정된 인도 중앙은행인 RBI는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이 크지 않지만, 연준의 긴급 금리 인하 결정 후 정책 공조 가능성을 언급해 귀추가 주목된다.
이와 관련해 싱가포르 미즈노 은행의 비슈누 바라단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인도의 경우 인플레이션이 기준선을 웃도는 데다 즉각적인 효과를 원하고 있어 기준금리 인하보다는 유동성 확대쪽에 정책의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이미 2차례나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내린 말레이시아 중앙은행 BNM은 다음 정책 회의가 오는 5월 5일로 다소 멀리 있어 작금의 긴박한 금융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긴급회의 소집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JP모건 자산운용의 케리 크레이그 세계시장 전략분석가는 "만약 연준이 오는 18일 회의에서 다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이상 내린다면 다른 중앙은행들은 공식 회의에 앞서 정책금리를 결정해야 한다는 부담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태국은 지난 9일 국제 유가와 세계 금융시장 움직임을 보고 다음 회의에서 정책조정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태국은 앞서 지난달 5일 코로나19 우려 속에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내린 후 유동성 공급과 부채 재조정 등 추가 조치가 필요한지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뉴질랜드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동결한 후 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감이 더 커지고 있어 금리 인하 압력도 더 높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온라인 거래 및 투자 전문업체인 삭소 캐피털 마켓스의 엘리너 크레그 전략분석가는 뉴질랜드가 낮은 인플레이션과 경제적 충격, 국제적인 금리 인하 움직임 등을 고려해 오는 25일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바라단은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의 긴급 기준금리 인하가 아태 중앙은행들의 동조를 끌어낼 강한 자극제"라고 말했다.
타마라 헨더슨 블룸버그 경제분석팀의 아시아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아시아 중앙은행들이 공식 회의에 앞서 유동성 공급을 비롯해 가능한 수단들을 동원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국제유가 급락 |
dae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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