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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핫이슈] 비례정당 만드는 민주당, 그 다섯가지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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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민주당 '비례연합정당' 참여 논의 (PG)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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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려고 더불어민주당은 여야 극한 대립을 무릅써가며 선거법 개정안을 강행처리했던가. 민주당이 4·15 총선에서 비례연합정당을 만들기로 가닥을 잡았다. 자신들이 그렇게도 비난하던 일이다. 10일 비공개 의원총회를 열었는데 발언한 국회의원 20여명중 16명이상이 찬성의견을 내놓았다고 한다. 참으로 뻔뻔하다. 이제 민주당은 12∼13일 당원 80만여명을 상대로 모바일 투표를 거쳐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공식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2020년 한국정치는 또한번 웃음거리가 됐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루마니아, 베네수엘라, 알바니아도 시도했다가 부작용을 확인하고 폐기한 제도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정치개혁이라고 부득부득 우기면서 지난해말 선거법을 통과시켰다. 이제 말 뒤집기에 나선 민주당은 그동안 정당이 보여줄 수 있는 추태라는 추태는 모조리 보여줬다. 민주당의 민낯도 그만큼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민주당은 우선 '독선 정당'이다. 선거법은 게임의 규칙이다. 군사독재 시절에도 선거법만은 여야 합의로 개정했다. 그런데 민주당은 제1야당을 배제한채 의석의 힘으로 선거법을 강행처리했다. 심지어 자신들마저 편법을 동원할 수 밖에 없는 엉터리 법률을 그런 식으로 강행 처리했다.

둘째 '명분 없는 정당'이다. 정치개혁 운운하더니 10일 의원총회에서는 오직 계산기만 두드렸다. '명분'이냐 '실리'냐는 토론은 찻잔속 메아리처럼 힘이 없었다. 의석을 1석이라도 더 얻기위해 일방적으로 이익을 쫓았다. 체면도 부끄러움도 잊었다. "명분은 찾으면 된다"고 했다. 노무현 정신은 완전히 사라졌다. '바보 노무현'이 있던 자리에는 잔머리를 굴리고 계산기를 두드리는 장사치들만 득실거릴 뿐이다.

셋째 '국민 무시 정당'이다. 이런 후안무치한 짓을 하면서 이들은 "비난은 잠시일 뿐"이라고 한다. 국민을 바보로 보는 태도다. '멍멍..''꿀꿀..' 국민의 비판이 이들의 귀에는 이렇게 들릴 지도 모른다.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자괴감이 들 지경이다.

넷째 '무계획 정당'이다. 비례위성정당이라는 부작용은 선거법을 통과시킬때 이미 예고된 일이다. 제1 야당인 미래통합당은 "만약 선거법을 개정하면 비례대표용 정당을 만들 것"이라고 공공연히 경고했다. 그럼에도 무계획·무대책으로 법률을 통과시켜 놓고서는 어찌할줄 모르고 허둥댔다. 이런 정당이 집권여당이라니 아찔하다. 부작용이 충분히 예고됐는데도 최저임금을 2년간 30% 인상하고 탈원전 정책을 밀어부쳐 나라를 어지럽히고 있는 이유를 알 만하다.

다섯째 '이중잣대 정당'이다. 이른바 내로남불 정당이고 '궤변 정당'이다. 미래통합당이 2월초 비례위성정당을 출범시키자 민주당은 '정치파괴 행위' '의석 도둑질' '위장 정당' 등의 표현을 동원해가며 비난했다. 자신들은 절대로 안 만들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더니 이제 "우리가 하는 건 정당방위"라는 황당한 말장난을 친다.

민주당의 뻔뻔스런 행태를 이렇게 비판한다고 해서 미래통합당이 더 낫다는 뜻은 아니다. 단지 4월 총선을 앞두고 벌어지는 이 우스꽝스러운 정치코미디가 민주당의 잘못된 선거법 개정 탓이라고 지적하는 것이다. 누군가는 "민주당이 사과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게 무슨 소용인가. 선거법 개정 책임자들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지 않는한 민주당이 입으로 사과한들 누가 그 진정성을 느끼겠는가. 이제 총선이 끝나고 국회가 열리면 이 엉터리 선거제도를 원래대로 되돌려놓는 일이 남아있을 뿐이다.

또 한가지. 이제는 '정의로운 척, 공정한 척, 국민 편인 척'하는 민주당의 위선을 그만보고 싶다. "기회는 평등할 것이고, 과정은 공정할 것이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다"는 거짓 구호도 그만 듣고싶다. "우리에게는 그런 DNA가 없다"며 선과 악의 대결로 몰아가는 편가르기 진영논리도 그만보고 싶다. 선거법 소동을 거치면서 민주당의 민낯은 낱낱이 드러났다. 민주당에는 정의도 없고 공정도 없고 그런 DNA도 없다.

[최경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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