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당 대표실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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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8일 진보진영 비례연합정당 참여 여부를 다음주 전당원 투표로 결론내기로 했다.
이날 오후 4시부터 이해찬 대표 주재로 열린 최고위원회는 진보진영 비례정당인 '정치개혁연합' 참여 여부를 두고 3시간 동안 격론을 벌인 끝에 이같이 결정했다. 강훈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내린 결정"이라며 "사안이 무겁고 중요해서 (의견이) 통일되어 있진 않았다"고 말했다.
익명을 원한 한 참석자는 "(비례정당) 참여 불가피론이 다수였다"며 "이해찬 대표는 주로 듣는 입장이었지만 참여 쪽에 무게를 두고 있었다"고 말했다. 참석자 중 이인영 원내대표와 조정식 정책위의장 등은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설훈·김해영·이수진 최고위원 등은 불가론을 펼쳤다고 한다.
이낙연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은 찬반 의견을 듣고 있다가 "비난은 잠시지만 책임은 4년 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민주당의 전당원 투표는 6년 전에도 있었다. 2014년 초 민주당(김한길 대표)과 새정치연합(안철수 대표)이 합당하며 "6ㆍ4 지방선거에 기초단체장ㆍ기초의원 후보를 공천하지 않겠다"(기초의원 무공천)고 밝혔지만, 선거 2개월을 앞두고 전당원 투표 등을 거쳐 ‘공천’으로 바꿨다. 이에 따라 비례연합정당 참여 전당원 투표 역시 "기존 입장을 뒤집고 회군하기 위한 명분 쌓기용"이라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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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반대" 정의당…고립될 수도
반면 정의당은 이날 비례연합정당 참여 불가로 입장을 정리했다. 정의당은 민주당 최고위원회에 앞서 전국위원회를 열고 "정의당은 어떤 경우라도 ‘비례대표용 선거연합정당’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결의문을 냈다. 또 "반칙에 반칙으로 맞서겠다는 집권여당의 태도는 정당정치를 송두리째 흔드는 위험한 발상"이라며 "(비례연합정당은) 미래통합당이 저지른 꼼수에 면죄부를 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당내에선 민주당 주도의 비례연합정당이 현실화되면 정의당이 고립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의당 핵심인사는 “민주당이 비례무공천 또는 후순위 공천을 전제로 연합당에 참여하면 ‘지역 민주, 비례 정의’의 분할투표를 해온 지지층 상당수가 이탈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정의당 지지율은 한 자릿수에 그치고 있다. 여론조사업체 한국갤럽이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정당 지지율 조사(표본오차 95%ㆍ 신뢰수준 ±3.1%포인트ㆍ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에서 정의당 지지율은 6%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셋째 주 10%를 기록한 이후 하락세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바비앵2 교육센터에서 열린 제8차 전국위원회를 시작하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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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갈리는 민생당
호남계 정당인 민생당의 비례연합정당 참여도 변수다.
현재 당 지지율을 바탕으로 민생당이 기대할 수 있는 비례대표 의석은 1~2석에 그친다. 반면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하면 현역의원 수 등을 근거로 이보다 많은 지분(비례대표 상위 순번)을 요구할 수 있다. 설사 ‘민생당만 빼고’ 비례연합정당이 출범하면, 의원 수가 19명인 민생당은 경우에 따라 정당투표 기호 1번을 차지할 수 있다.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는 지난 6일 비례연합정당에 대해 “의석 확보만을 생각하며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반면 대안신당 출신의 유성엽 공동대표는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민주당이 자당 후보를 후순위에 배치하거나 비례공천을 포기한다면, 민생당도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적극 검토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통합의원모임 원내대표인 민생당 유성엽 공동대표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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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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