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하노이 북부 박닌성에 위치한 삼성전자 스마트폰 생산 공장과 전기·디스플레이 공장. [뉴스1] |
잠잠하던 베트남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나오면서 국내 스마트폰 업계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의 생산기지가 베트남에 몰려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베트남에서 전체 스마트폰의 절반을 만들고, LG전자는 지난해 국내 스마트폰 공장을 베트남으로 옮겼다.
8일 현지언론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이후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지 않던 베트남에서 이탈리아와 한국 대구를 여행한 확진자가 연달아 나왔다. 지난 6일 이탈리아 등 유럽을 여행한 베트남 여성(26)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7일에는 그와 접촉한 친척과 운전기사가 확진자로 판명 됐다. 대구를 여행한 여성(27) 역시 지난 7일 확진 판정을 받았고, 8일에는 이탈리아를 여행한 여성과 같은 비행기에 탔던 60대 남성이 확진자로 확인됐다. 이날 현재 베트남의 코로나19 확진자는 21명이다. 현재 베트남은 한국발 여객기의 경우 베트남 북부 꽝닌성 번돈공항과 중남부 빈딘성 푸깟공항에만 착륙하게 하고 있다. 지난달 29일부터는 한국민에 대한 15일 무비자 입국을 임시 불허한 상태다.
관련 업계에서는 ‘베트남마저 코로나19 확산이 다시 시작되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일이 현실이 된다면 스마트폰 업계에는 큰 타격이 예상된다. 현재 삼성전자는 연간 스마트폰 생산량의 절반가량인 1억5000만대를 베트남에서 생산한다. LG전자 역시 지난해 국내 스마트폰 공장을 베트남으로 이전했다. 베트남에 코로나19가 확산하면 스마트폰 생산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베트남의 코로나19 확산은 상상조차 하기 싫은 시나리오”라면서 "삼성과 LG뿐 아니라 관련 업계가 엄청난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최근 국내 구미사업장의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르면서 갤럭시S20 시리즈의 국내 판매물량 생산을 베트남으로 일시적으로 돌린 상태다. 월 20만대 수준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베트남에서 국내 공급 물량을 생산하는 것은 코로나19가 잠잠해질 때까지 한시적인 조치”라면서 “구미사업장 역시 생산 자체를 중단한 건 아니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베트남으로 국내 공급망을 이원화한 것이라 아직까진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올 상반기 스마트폰 시장이 크게 꺾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1분기에만 5% 시장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고,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는 올 한 해 기존 예상보다 10% 적은 스마트폰이 출하될 것으로 내다봤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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