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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코로나19 확산 광풍에 무너지는 천안 자영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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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천안지역 음식점들이 줄줄이 문 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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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버티기 어려워 문 닫았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광풍에 충남 천안의 자영업자들이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천안 시내 중심가에서 대형음식점을 운영하는 김모(54)씨는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매일 발생하고 손님 발길이 뚝 떨어지자 지난 3일 식당 문을 닫았다.

김씨는 “내버린 식재료가 아깝지만 직원월급이 더 걱정”이라며 “우선 1주일간 문 닫을 생각이지만 상황에 따라 길어질 수 있다”며 한숨을 토했다.

청수동에서 치킨 집을 하는 강모(55)씨는 하루 매출이 40% 이상 줄어들자 종업원을 줄이고 가격을 내리는 등 살아남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천안에는 지난달 25일 40대 여성이 첫 확진 판정 이후 5일 현재 80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지난주 하루 확진자 수가 많게는 26명에 이르고 4일 연속 10명 넘게 나왔으나 이번 주 들어 확산세가 누그러졌다. 하지만 매일 확진자가 나오면서 시민들은 불안해 하고 있다.

아직까지 코로나19 감염 경로가 드러나지 않은 점도 시민불안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줌바 관련 확진자가 줄을 이어 언제 또다시 슈퍼 전파자가 나올지 모르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시민들이 외부활동을 자제하면서 음식점 등은 영업부진으로 폐업을 하거나 문을 닫는 등 지역 상권 위축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한 시민은 청와대 국민청원에 어려움을 호소했다.

청원자는 “천안은 코로나 사태로 인해 도시가 마비된 상태”라며 “초토화된 지역 상권 현장을 찾아보고 다양한 서민 버팀목 정책을 발굴, 추진해 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천안시는 확진자 발생 초기 동선발표를 늦게 하는 바람에 시민불안을 가중시켰다. 확진자가 백화점과 대형마트를 활보한 사실을 길게는 1주일 지난 뒤 시민에게 통보하는 배짱을 보였다.

일부 직원은 비상상황임에도 지난 1일 관내 골프장에서 골프를 즐긴 것으로 알려져 비난을 받기도 했다.

자영업자의 어려움에 정부는 소상공인 긴급지원과 경기 부양을 위해 11조원 가량을 긴급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천안시도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지원을 위해 예비비 26억원의 집행계획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미 정부와 지자체 지원 대출을 받거나 담보 여력이 부족한 자영업자들은 지원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아 대안이 필요한 실정이다.

두정동에서 고깃집을 하는 김모(54)씨는 “소상공인 대출상담을 위해 은행을 찾았으나 지원대상이 되는지 심사를 해야 하고, 지원대상이라 할지라도 6개월 뒤에 가능하다는 말을 듣고 되돌아 왔다”고 말했다.

한편 구만섭 천안시장 권한대행은 이날 ‘시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시민의 질책과 격려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무거운 책임감을 되새기고 있다”고 사과했다.

이어 “코로나19의 확산방지와 시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재난안전대책본부와 대응추진단을 운영하는 한편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 추가지원대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준호 기자 junh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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