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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이슈 치료제 개발과 보건 기술

우한 코로나 치료제 이달중 임상, 백신은 다음달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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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전 세계로 확산하는 가운데,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이 우한 코로나를 이겨낼 백신, 치료제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1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하자 2일(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제약사 경영진과 만나 "지체 요인이 생기면 내가 직접 해결할 테니 코로나 백신 개발 속도를 내달라"고 요청했다. 국내에서도 다른 질병 치료제로 개발된 약물을 우한 코로나 환자에게 사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세계제약협회연맹(IFPMA)은 현재 세계에서 30여 종의 항바이러스제를 골라 우한 코로나에 효과가 있는지 시험 중이라고 밝혔다.

조선비즈

트럼프 "백신개발 지체 요인은 내가 해결" - 도널드 트럼프(맨 왼쪽)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 백악관 캐비닛룸에서 제약 회사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나 "지체 요인은 내가 해결해줄 테니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개발에 속도를 내달라"고 주문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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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제 이달·백신은 내달 임상 시작

에이즈 치료제 개발로 유명한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가 우한 코로나 대응에 가장 앞서 있다.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하던 화학 합성 의약품 '렘데시비르'를 코로나 바이러스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이미 미국 환자 한 명을 치료하는 데 썼다. 이달 중에 중국과 한국 등에서 환자 1000여 명을 모집해 임상 3시험에 들어갈 예정이다. 렘데시비르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유전자 복제를 막아 환자를 치료한다.

미국 리제네론 파머슈티컬은 코로나 바이러스를 주입한 쥐에게서 면역물질인 항체를 분리하는 동물실험을 하고 있다. 여름에 이 항체를 실제 환자에게 투여할 계획이다. 미국 기업인 비르 바이오테크놀로지도 우한 코로나와 유사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환자에게서 추출한 항체를 우한 코로나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해 중국 바이오 기업 우시 바이오로직스와 손잡았다.

우한 코로나를 예방할 백신 개발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미국 모더나 세러퓨틱스는 미국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와 함께 중국 연구진이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의 유전자 해독 결과를 발표한 지 42일 만에 이를 그대로 복사한 mRNA로 유전자 백신을 개발했다. 다음 달부터 건강한 사람에게 접종해 안전성을 확인하겠다고 회사는 밝혔다. 독일 큐어백도 같은 mRNA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한국인 과학자 조셉 김 박사가 이끄는 미국 이노비오는 DNA 백신을 개발했다. 조셉 김 대표는 2일 백악관 회의에서 "다음 달부터 미국에서 임상 시험에 들어가며 이어 중국과 한국에서도 임상 시험을 하겠다"고 밝혔다. DNA 백신은 RNA와 달리 상온 보관이 가능할 정도로 안정성이 높아 의료 인프라가 약한 저개발국에 적합할 것으로 기대된다. 호주 퀸즐랜드대는 독성을 없앤 바이러스를 백신으로 개발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국제 민간 기구인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에서 연구비 지원을 받았다.

영국의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프랑스의 사노피, 미국 존슨앤드존슨 등 글로벌 제약사도 백신 개발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다른 질병용으로 개발한 약품 활용

2일 백악관 간담회에서 앤서니 파우치 미 NIAID 소장은 "(백신 접종은) 아무리 일러도 1년~1년 반 이후가 될 것"이라고 했다. 우한 코로나가 전 세계로 확산하는 상황에서 새롭게 백신이나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려 당장 환자 치료에 도움이 안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다른 질병 치료제로 개발 중인 약을 우한 코로나 치료에 전용하는 '신약 재창출' 전략도 주목받고 있다. 류왕식 한국파스퇴르연구소장은 "이미 개발 중인 약은 안전성과 효능이 상당 부분 입증돼 환자 치료에 빨리 투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길리어드의 렘데시비르가 좋은 예다.

국내에서도 이뮨메드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인플루엔자(독감) 치료제로 개발하던 'HzVSFv13' 주사제를 우한 코로나 치료제로 임상 시험하는 승인을 받아 서울대병원에서 환자에게 접종하고 있다. 코미팜도 식약처에 다른 바이러스 치료제로 개발 중인 '파나픽스'를 우한 코로나 환자 치료에 쓰는 긴급 임상 시험 계획을 신청했다. 파나픽스는 우한 코로나 환자의 사망 원인으로 알려진 면역 물질 폭증을 억제할 수 있다고 회사는 밝혔다. 한국파스퇴르연구소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을 받아 임상 시험 단계에 들어간 약물 2500여 종 중에서 우한 코로나 치료제를 골라내는 연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영완 과학전문기자(yw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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