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칠곡 주한미군 영내 접촉 감염자 1명 발생
신천지교회 2~3㎞ 떨어진 대구 부대 방문
전체 장병 60분의 1인 9570명 격리중
1인 1실 없어 격리중 집단 감염 우려도
25일 오후 대구의 캠프 워커 미군기지 출입문에서 부대 관계자들이 차량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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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국방부에 따르면 이날 대구 지역에서 근무하는 공군 간부 2명이 새로 신종 코로나 양성 확진 판정을 받아 군 내 확진자 수는 20명으로 늘었다. 이들 모두 부대 밖에서 확정자로 판정된 지인 등을 만나다가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군 내 확진자를 군 별로 보면 육군 13명, 해군 2명(해병 1명 포함), 공군 5명이다.
코로나 ‘청정지대’였던 주한미군에서도 첫 번째 감염자가 나왔다. 주한미군은 이날 “캠프 캐럴의 주한미군 병사가 코로나19 검사 결과 양성 반응이 나왔다”며 “주한미군 병사가 코로나19 양성반응을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해당 병사는 23세 남성으로, 지난 21일부터 경북 칠곡 캠프 캐럴에 와있었고, 24일 대구 캠프 워커를 방문한 것으로 파악됐다.
캠프 워커는 집단 감염의 온상지로 추정되는 신천지 대구교회와 불과 2~3㎞ 떨어져 있다. 해당 병사가 대구에서 신종 코로나에 감염됐다면 주한미군 기지 방역망에 구멍이 뚫린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지난 24일에는 대구에 거주하는 퇴역 미군의 미망인인 61세 여성이 신종 코로나 양성 확진 판정을 받기도 했다. 이 여성의 자택은 영외에 있지만, 대구 미군기지 면세점 등 영내를 자유롭게 출입했다고 한다. 주한미군 측이 추가 확진자 발생 가능성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26일 오후 대구 북구 육군 제50사단 장병들이 부대 앞 진입로에 검문소를 마련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부대 방문자에 대한 발열검사와 손세정제 사용 등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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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군 역시 부대 내 2·3차 감염 확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집단생활을 하는 군의 특성상 내부 감염이 한 번 발생하면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내부 감염의 징조가 포착되고 있다. 한국군 내 신종 코로나 양성 확진자 20명 중 6명이 부대 내 접촉으로 인한 감염자인 것으로 파악된다.
24일 경기 포천 육군부대에서 발생한 확진자 3명은 앞서 확진 판정을 받은 같은 부대 취사병으로부터, 같은 날 확진 판정을 받은 대구 육군부대 간부 1명은 앞서 확진 판정을 받은 같은 부대 군무원으로부터 각각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25일 발생한 대구 육군부대 간부 확진자 2명 역시 신종 코로나에 감염된 군무원과 같은 사무실 근무자라고 한다.
군 당국은 일단 격리 인원을 대폭 늘리고 있다. 25일 오후 기준 모두 9570여명이 격리됐다. 이중 보건당국 기준 격리자는 540여명, 군 자체 기준 예방적 차원의 격리자는 9000여명이다. 60만 장병 중 60분의 1이 격리된 셈이다. 군 관계자는 “보건당국 기준이란 확진자와 밀접 접촉자 등을, 예방적 격리자는 대구 등 신종 코로나 확산 지역 방문자와 그 가족 등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군 일각에선 격리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1인 1실 격리 원칙이 부대 여건상 쉽지 않다는 점에서다. 일선 부대는 현재 사용하지 않는 신병 숙소와 예비군 숙소 등을 활용하면서 1인 1실이 어려울 경우 5~10명 규모의 코호트 격리(감염원 노출 기간이 비슷한 사람을 같은 공간에서 1m 이상 떨어뜨려 생활하도록 하는 것)를 실시하고 있다. 감염 예방을 위한 격리가 오히려 집단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런 가운데 주일 미군은 26일 일본 내 미군 기지에서 일하는 군인과 그 가족 등에게 한국 행을 자제할 것을 요구하는 통지서를 냈다. 26일 NHK에 따르면 통지에는 업무 외에 불필요하게 한국을 방문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은 물론, 업무차 한국을 방문할 경우에도 사전에 부대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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