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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스마트폰으로 피부습도·알코올농도 측정 조이스틱게임·어군탐지 등 못하는 게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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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MWC 2013 아이디어 제품들

성대 스마트융합디자인연구소

국내 22개 중기제품 리디자인

2년 연속 MWC 참가 성과

“새로운 시장·수요 만드는 게

창조경제·생태계형 창업지원”


“요즘 ‘상생’ ‘창조경제’ 얘기를 많이 하는데, 중소기업이 대기업에 납품 잘하는 것만 중요한 게 아닙니다. 기존에 없던 새로운 시장과 수요를 만들어내는 것도 중요하죠. 바로 생태계형 창업 지원입니다.”

 지난달 25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3’ 행사장에서 만난 성균관대 스마트융합디자인연구소(SMARDI·스마디) 최재붕 단장의 말이다. 스마디는 22개 중소기업과 함께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모바일월드콩그레스에 참여했다. 22개 제품 대부분이 스마디 손을 거쳐 새로운 디자인과 새로운 이름(브랜드)으로 다시 태어난 제품들이다. 20평 규모의 작은 전시장에 자리잡은 다양한 스마트폰 주변기기들은 통통 튀는 아이디어와 스마트한 디자인으로 관람객들의 관심을 모았다.

■ 피부 습도 측정기 ‘에피(EPI)’ 스마트폰과 연결해 언제 어디서나 피부습도를 측정할 수 있는 휴대용 기구다. 별도 배터리 없이 스마트폰의 이어폰 단자에 선을 연결하고 센서를 피부에 대면 스마트폰 화면에 측정 결과치가 뜬다. 지난해 모바일월드콩그레스에서 시제품을 선보였고, 4개월 전 국내에서 시판했다. 무게 15g, 길이 3㎝로 작고 휴대가 편하다. 제조사인 아롱엘텍 김진국 대표는 “2009년께 피처폰에 연결해 사용하는 피부습도 측정기를 개발했었다. 환경이 스마트폰 중심으로 바뀌면서 사장될 상황에 놓였는데, 스마디에서 새 디자인과 앱 개발을 지원해줘 여기까지 오게 됐다”고 말했다.

■ 스마트폰용 조이스틱 ‘게이머(GAM.r)’ 화면터치형 스마트폰에서도 버튼 방식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해주는 기기다. 버튼을 누르면 키보드 신호를 생성해 스마트폰으로 전송해줘, 아이폰이나 갤럭시에서도 ‘수퍼마리오’와 ‘보글보글’ 같은 버튼·조이스틱형 게임을 할 수 있게 해준다. 스마디에서 활동하던 대학원생이 창업한 아토(ATOH)에서 개발한 제품으로, 중소기업청 창업지원기금을 지원받아 시제품을 개발해 양산을 준비중이다.

■ 알코올농도 측정기 ‘에이-스캔(A-SCAN)’ 스스로 알코올 농도를 측정하는 휴대용 음주측정기다. 스마트폰 이어폰 단자에 선을 연결하고, 기기에 입김을 불어넣으면 알코올 농도가 소수점 이하 셋째 자리까지 표시된다. 경찰 단속용 장비에 비해 훨씬 작아 휴대하기 편하다. 지난해 독일에서 열린 세계 3대 디자인상 가운데 하나인 ‘아이에프(iF) 디자인 상’ 가운데 레저 및 헬스부문 디자인상을 받았다. 제조사 에이스엔은 지방자치단체에 환경측정장비를 납품하는 회사로, 운동선수들 도핑테스트 기기를 처음으로 국산화한 곳이다. 이 회사 황유진 마케팅실장은 “중소업체들은 기술력이 있어도 마케팅과 디자인에서 어려움을 겪는데, 스마디에서 제품을 디자인해줘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특허에 이어 국제특허 출원 절차를 밟는 중이다.

■ 휴대용 어군탐지기 ‘소나(SONA.r)’ 낚시 찌에 달아 물에 띄워 어군을 탐지하는 기구다. 초음파를 발사하고 되돌아오는 음파를 이용해 해저 잠수함을 잡아내는 소나(sonar)를 만드는 방산업체 소나테크가 만든 제품이다. 물에 떠서 초음파를 이용해 수심과 수온, 어군 현황 등을 스크린한 뒤 블루투스(근거리 무선 연결 기술)를 이용해 스마트폰으로 전송해준다. 전세계 수천만 ‘강태공’을 타깃으로 한 제품이다.

 ■ 미아방지기 ‘트래커(TRACK.r)’ 시계처럼 아이의 손목에 채우고 특정 스마트폰 번호를 입력하면, 둘 사이 거리가 일정 수준 이상 멀어질 경우 단계에 따라 불을 깜짝이거나 경보를 울린다. 엄마가 아이와 함께 백화점에 갔다가 아이를 놓치면, 엄마 스마트폰에 벨이 울리는 방식이다.

 이들 제품들은 제조사는 각기 다르지만, 상당수는 디자인과 제품 이름에서 일정한 형식을 공유한다. 스마디가 디자인과 앱 개발 등을 지원하며 느슨한 라인업이 마련된 셈이다. 공동 마케팅도 준비중이다. 국내 한 홈쇼핑을 통해 출시 논의가 오가고 있고, 각종 전시회에도 공동 참여하며 국내외에 이름을 알리고 있다. 모바일월드콩그레스에서 접촉한 바이어들 가운데 250명가량이 제품 판매와 관련해 지속적인 접촉을 요청해 수출 계약 성사도 곧 이뤄질 전망이다. 차이나모바일과 프랑스텔레콤, 러시아텔레콤 등은 자신들의 유통망을 통한 판매를 제안해왔다.

 스마디 최재붕 단장은 “애플 아이폰이 성공하자 액세서리 등 주변 제품들을 만드는 업체도 많이 생겨났다. 이들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다양한 제품을 내놓을수록 아이폰의 브랜드 가치도 높아졌다. 갤럭시나 옵티머스도 다양한 기능성 액세서리 제품들과 함께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 모바일 산업도 더욱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디는 지식경제부·경기도 등의 지원을 받아 꾸려진 한시적인 프로젝트 기구로, 사업 지속을 위해 내년 이후 법인화를 검토중이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사진 스마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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