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는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의 설립자 이만희(89) 총회장의 고향이다. 신천지에서는 청도를 3대 성지 중 하나로 꼽는다. 나머지 둘은 신천지 총회본부가 있는 경기도 과천과 계룡산 국사봉이다. 실제 청도에는 이만희 총회장의 부모 묘소 앞에 본인과 김남희(신천지 2인자로 불리다 2년 전 탈퇴)의 이름을 나란히 새긴 비석을 조성했다. 김씨의 이름 앞에는 '왕후'를 뜻하는 '후인 김남희'라고 썼다. 김씨가 신천지에서 나가 폭로전을 이어가자 비석은 현재 없어진 상태다. 이런 이유로 청도는 신천지 신자들의 순례지로 꼽힌다.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이 신천지 신자가되기 위한 성경공부와 시험을 통과한 사람들과 행사를 갖고 있다. [사진 신천지예수교회]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만희 총회장이 신천지 신자들과 함께 대규모 행사를 갖고 있다. [사진 신천지예수교회]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달 초 31번 확진자가 청도를 방문한 사실은 휴대폰 위치정보 조사 결과 드러났다. 그런데 1월31일부터 2월2일까지 청도 대남병원 지하1층 장례식장에서 이만희 총회장의 친형 장례식이 열렸다. 신천지의 전국 12지파 교회 간부들이 대거 참석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달 초 청도를 방문한 31번 확진자가 이 장례식에도 문상을 했는지 조사가 필요한 사안이다.
이에 대해 21일 오전 신천지 관계자는 “이만희 총회장은 1주일에 1~2회 정도 총회 사무실에 나온다. 전체 일정을 밑에서 알 수가 없다 ”고 말했다. 청도 대남병원에서는 15명의 확진자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한 국내 첫 사망자가 발생한 곳이다. 더구나 대남병원 확진자 일부는 지난 한 달간 외출과 외부인 면회가 전혀 없었다고 한다.
20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 폐쇄된 경북 청도군 대남병원이 출입통제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만희 총회장의 고향은 경북 청도군 현리다. 지난 11일 신천지 늘푸른봉사단원은 청도군 현리를 찾아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6시간 동안 경로당에서 노인 26명에게 미용봉사를 했다. 경로당은 현재 폐쇄 조치된 상태다. 이들 늘푸른봉사단원은 11일 대구교회에서 31번 확진자와 함께 예배에 참석했다. 보건당국이 2차 감염자로 판단한 31번 확진자의 감염 경로에서 ‘청도’와 ‘신천지’가 주요 변수로 작용하는 이유다.
20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숨진 곳으로 알려진 경북 청도군 대남병원 장례식장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만희 총회장은 1931년 경북 청도에서 출생했다. 신천지에 따르면 이만희는 청년 시절 하늘의 별이 머리 위로 내려온 빛을 3차례 만났다고 한다. 자신의 생가에서 한 번, 청도의 들과 산에서 각 1회씩이다. 신천지 신도들은 청도의 이 장소들을 성지로 여기고 순례한다. 신천지 관계자는 “빛을 만났다는 게 하나님을 만났다는 뜻이다. 하나님은 빛이시기에 모습을 볼 수가 없으니까. 빛을 만나고 바닥에 엎드려 있었는데, 총회장의 영이 그때 인도에 따라 영계에 갔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당시 계시에 따라 과천으로 갔으며, 계룡산 국사봉으로 가 계시받은 내용을 글로 옮겼다고 한다. 청도가 신천지 3대 성지로 꼽히는 이유다.
백성호 종교전문기자 vangogh@joongang.co.kr
▶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