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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0 (토)

이슈 고유정 전 남편 살해 사건

고유정 오늘 1심 선고…변호사들, 13명 '사형' vs 15명 '무기징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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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유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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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뉴스1) 오현지 기자 = 전 남편 살해 혐의로 구속기소된 고유정이 30일 오후 제주지방법원에서 열린 4차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법원에 출석하고 있다.2019.9.30/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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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남편과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있는 고유정(36)에게 '사형'이 선고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일 오후 2시 제주지법 형사2부(부장 정봉기)는 고유정에 대한 선고공판을 진행한다.

검찰은 결심공판에서 '사형'을 구형했지만, 법전문가들은 1심에서 고유정에 대해 '사형'선고가 내려질 지에 대해 확신을 하지 못하고 있다. 머니투데이 더엘(theL)이 30명의 변호사에게 자문을 구한 결과, 무응답 2명을 제외하고 13명이 사형을 15명이 무기징역형을 예상했다.


변호사들, '무기징역' 더 예상한 이유는…

무기징역형 선고가 나오리라고 예상한 변호사들이 더 많은 건 고유정 사건에 형량을 결정짓는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고유정 주장대로 성폭행을 하려던 전 남편에 의한 유발 사건에 과잉방위에 의한 살인으로 인정받는다면 형량은 크게 낮아질 수도 있다.

더 큰 변수는 의붓아들 살해혐의가 인정되느냐다. 1건의 살인행위와 2건의 연쇄 사건은 형량 판단에서도 크게 갈릴 수 있다.

무기징역을 예상한 변호사들은 대체로 △전 남편 시신이 발견되지 않은 점 △고유정 측 정당방위가 인정될 수도 있는 점 △의붓아들 사건의 직접 증거가 부족한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반면 1심 사형선고를 예상한 변호사들은 △전 남편 살해와 사체훼손을 인정한 점 △의붓아들 살해가 인정되면 연쇄살인으로 볼 수 있는 점 등을 판단 이유로 꼽았다.


사체훼손·의붓아들 살해 여부…다툼 여지 너무 커

변호사들에 따르면 고유정 사건은 혐의 인정 여부에 따라 형량의 폭이 크게 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대법원의 양형기준에 따르면 살인죄의 경우 '계획 살인'이나 '사체 손괴', '잔혹한 수법' 등 가중 사유가 없다면 '무기형' 이상이 선고되기 어렵다. 고유정은 재판 내내 일관되게 '우발적 살인'을 주장했다.

만약 전 남편 사건에 대한 고유정 주장을 그대로 재판부가 받아들이고 의붓아들 사건은 입증 부족으로 '무죄'가 나온다면 '무기징역'조차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법원 양형기준표에 따르면 '우발 살인'이 인정되면 권고형량은 5~8년 밖에 안 된다. 다만 고유정 사건의 파장이 크기 때문에 '무기징역'은 나오리라고 예상하는 변호사들이 많았다.

장지현 변호사(법률플랫폼 머니백)는 "사형은 살인범죄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연쇄살인 또는 불특정 다수에 대한 무차별 살인의 경우로 한정돼 있는 편"이라며 "연쇄살인범 등에겐 사형이 선고됐지만 여중생인 딸의 친구를 살해한 이영학도 일반의 예상과 달리 사형이 아닌 무기징역이 선고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장 변호사는 "고유정에 대해선 심각한 범죄인 극단적 인명경시 살인으로 볼 것인지 그렇지 않고 보통 동기 살인 또는 피해자의 행위에서 유발된 참작 동기 살인으로 볼 지에 따라 형량이 극단적으로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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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양형기준표 중 살인 항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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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살인·의붓아들 살해', 인정 안 되면 사형 어려워

현재 양형 가중사유인 계획적 살인이나 사체 손괴에 대해 고유정은 전혀 인정하지 않고 있다. 사체 손괴도 아직까지는 추정에 불과한 상황이다.

이필우 변호사(예율)도 "사체 훼손이 인정되면 불리한 양형요소가 되겠지만 일반의 예상과 달리 살인죄의 형량이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가능성은 낮지만 의붓아들 사건은 입증 부족 판단이 나오고 전 남편에 대해선 성폭행을 피하려던 상황에서의 정당방위 살인이 인정되면 '참작 동기 살인'으로 권고 형량은 최대 8년이라 다른 가중요인을 더 하지 않으면 무기징역도 어려울 수 있다"고 봤다.

김운용 변호사(다솔 법률사무소)는 "변수가 많아서 예측이 어려운 사건이고 어떤 결론이 나와도 논란이 될 것"이라며 "특히 의붓아들 살인과 사체훼손 여부에 대해선 다툼의 여지가 크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사형 폐지국'…'무기'와 '사형' 실질적 차이는 '가석방'

한편 법조계에 따르면 고유정에 대한 1심에서 '사형'판결이 나오면, 제주지법은 30여년 만에 '사형'선고를 내린 것으로 기록된다. 2003년 제주지역 등을 돌며 연쇄살인을 저지른 이모씨도 1심을 포함해 모두 서울에서 재판을 받았다. 이씨는 1심에서 사형이 선고됐지만 확정형은 무기징역이었다.

아울러 여성에 대한 '사형'선고도 최근 20여년 간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형 미결수 중에선 여성은 없다. 마지막 여성 사형수로 볼 수 있는 김선자씨는 1997년에 사형이 집행됐다.

1997년 말 마지막 사형집행 이후, 우리나라는 사형이 집행된 바 없어 사실상 '사형제 폐지국'이다.

따라서 무기징역과 사형의 실질적 차이는 '가석방' 가능 여부다. 조하늘 변호사(법무법인 이보)는 "무기의 경우엔 형기 20년이 지나면 가석방이 가능하고 실무상으로도 형기가 25년 지나면 가석방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동주 기자 lawmak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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