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만 반려동물인구 겨냥 했지만
70% 시장 점유 외산장벽에 고전
출시 후 수십억 영업손실에 허덕
김홍국 하림 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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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우남희 기자 = 하림그룹이 반려동물 관련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하림펫푸드’를 신성장동력으로 추진했지만 영업손실로 고전하고 있다. 김홍국 하림 회장이 이례적으로 공장까지 설립하며 반려동물 사료시장에 의욕을 드러냈지만 외국 브랜드 강세로 진입장벽을 넘기가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특히 계열사를 통한 자금수혈이 지속되면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하림펫푸드의 2018년 매출은 23억 원, 영업손실은 74억 원을 기록했다. 판관비의(54억 원) 영향으로 영업손실이 증가했다. 2017년 매출은 2억 원, 영업손실은 35억 원이었다. 하림펫푸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4.5배 성장할 것으로 보지만 영업손실은 크게 줄이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림펫푸드는 지난 17일에는 계열사인 에코캐피탈에 100억 원을 단기자금운용을 목적으로 기업어음(CP)을 매수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6월에는 하림으로부터 180억원을 유상증자로 조달받았고 4월에는 제일사료로부터 운영자금을 목적으로 두 차례에 걸쳐 총 100억원을 차입했다. 하림펫푸드는 제일사료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제일사료 지분은 김 회장이 최대주주인 하림지주가 88.11%, 김 회장의 아들 김준영 씨가 최대주주로 있는 올품이 11.89%를 갖고 있다.
김 회장은 2017년 4월 제일사료의 반려동물 식품사업부문을 물적 분할해 하림펫푸드를 설립했다. 그는 브랜드 출시 단계부터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 방식이 아닌 제조시설 투자를 택했다. 종합식품기업의 노하우를 살려 반려동물 시장을 빠르게 선점하려는 계획이었다. 2017년 6월 약 400억 원을 투자해 충청남도 공주시에 펫푸드 전용 생산시설을 설립했고 올해에는 약 50억 원을 투자해 습식·간식 공장을 확대한다.
김 회장은 브랜드 출시 당시 “하림 식품사업의 원칙과 철학을 펫푸드에도 그대로 적용한다”며 “기존 시스템에 고객군을 반려동물로 확대만 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지만 아직까지 유의미한 점유율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 사료시장 규모는 2011년 2000억 원대에서 2017년 8000억 원대로 성장했으나 마스그룹 소속의 ‘로얄캐닌’ ‘시저’, 네슬레 ‘퓨리나’ 등 외국 브랜드가 판매 70%를 점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외국 브랜드는 펫푸드를 연구해온 역사가 최소 50년에서 100년이 넘는다. 이 기간 반려동물의 개별적 체형과 라이프 사이클, 품종 등에 따른 맞춤 사료를 생산해 소비자들로부터 인지도·신뢰도를 쌓았다. 그러나 국내 펫푸드는 역사가 길지 않기 때문에 단기간 내 수익을 창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국내 식품 대기업들도 사료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사료 판매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동물병원 판로 확대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림그룹은 반려동물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함에 따라 관련 사업을 계속해서 확장시키겠다는 계획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 1000만명 시대에 접어들면서 국내 반려동물 산업시장 규모는 2014년 1조 5684억원에서 2019년 3조 2억원까지 커졌다. 2027년엔 2배 이상 늘어난 6조 55억원으로 전망된다.
하림그룹은 올해 국내 최초로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수준의 100% 휴먼그레이드 브랜드 ‘더 리얼’의 신제품 개발에 중점을 둔다. 국내 사료시장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 차별화 전략을 내세운다.
특히 습식·간식 공장 설립으로 내년 초부터 습식 캔·레토르트 등의 제품 라인업을 확장시킨다. 사료뿐만 아니라 간식까지 프리미엄 브랜드로 선보여 판매율을 높일 계획이다.
하림펫푸드 관계자는 “영업이익은 초반 투자 규모가 크다보니 낮을 수 밖에 없다. 올해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마케팅을 공격적으로 진행하고 내년 초에는 습식·간식 공장이 완공됨에 따라 제품을 다양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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