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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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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대구교회서 ‘슈퍼전파’...밀집공간 예배 집단 감염 번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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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하루 새 확진자 급증 왜

31번째 환자가 네 차례 찾은 곳

추가환자 20명 중 14명이 같은 교회

중대본 “대규모 노출 있었다는 것 시사”

대구시, 같은 시간대 예배 본 신도 1천명 전수조사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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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에만 대구·경북 지역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추가 확진자 20명 가운데 14명이 신천지 대구교회 교인으로 확인되면서 이곳이 ‘슈퍼전파 사건’의 진원지로 떠올랐다. 이 교회는 31번째 확진자(61·여성)가 증상 발생 전후 네 차례 방문한 곳이다. 좁은 장소에 많은 이들이 몰리는 교회 예배 공간의 물리적 환경이 대규모 집단 감염의 원인이 됐다. 대구시는 31번째 환자와 같은 시간대 예배에 참석한 1천여명에 대해 전수조사를 추진한다. 추가로 교회발 무더기 확진 판정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슈퍼전파 사건이 있었다고 보고 있다. 정은경 중대본부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교회에서 추가 접촉자와 양성 환자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교회 전체에 대한 선별검사와 진단검사 시행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슈퍼전파’ 사건이란 흔히 밀폐된 장소에서 전염력이 높을 때 많은 바이러스 노출로 다수가 감염되는 경우를 가리킨다. 과학적 용어가 아니라서 엄밀한 기준이 있는 건 아니지만, 10명 안팎의 환자가 특정 감염원과 관련해 무더기로 발생할 때 슈퍼전파라고 한다.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60여명이 감염된 사건이 대표적이다.

다만 보건당국은 31번째 환자가 14명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한 최초 ‘감염원’이라는 판단은 유보했다. 31번째 환자 역시 앞서 감염된 또 다른 사람에게 노출돼 전파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정 본부장은 “네 차례의 예배에 참석했던 분들에 대해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광범위한 조사를 통해 유행의 전파 양상을 종합적으로 분석해야 최초 감염자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31번째 환자는 증상이 나타나기 전 14일 동안 2번, 증상이 나타난 7일 이후 2번씩 모두 4차례 이 교회를 찾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오후 기준 확진된 14명이 교회를 방문한 사람들이다. 대구시는 이날 브리핑에서 31번째 환자와 같은 시간대 예배 참석자만 1천명 정도로 집계했다. 31번째 환자의 동선 소식을 들은 뒤 검사를 받는 예배 참석자 중에서 무더기 확진 판정이 나올 가능성이 충분한 것이다.

교회 공간이 슈퍼전파 사건의 진원지가 된 데 대해 보건당국은 ‘밀집된 환경’을 원인으로 꼽았다. 정 본부장은 “밀집된 환경 속에서 예배를 봤기 때문에 밀접 접촉이 많이 일어났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교수(감염내과)도 “호흡기 감염은 좁고 밀폐된 환경에서 비교적 건강한 사람이 강한 기침을 할 경우 잘 퍼진다”고 말했다.

대구·경북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또 다른 1명 역시 31번째 환자가 입원했던 새로난한방병원의 직원이다. 중대본과 대구시의 설명을 종합하면, 31번째 환자는 교통사고로 지난 7일 대구 수성구 범어동 새로난한방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다가 14일 퇴원했다. 17일 수성구 보건소를 방문해 진단검사를 한 뒤, 이날 확진 판정을 받아 대구의료원에 격리 입원했다. 이 환자는 교회와 병원 외에도 대구 동구의 퀸벨호텔 뷔페식당(15일)을 방문했고 6~7일엔 직장(시클럽)에 출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당국의 추가 역학조사 결과 이날까지 31번째 환자가 접촉한 이들은 모두 166명으로 집계됐다. 새로난한방병원 접촉자 128명 가운데 입원 환자 32명은 대구의료원으로 이송했고, 나머지 접촉자들은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31번째 환자와 연관성을 찾지 못한 3명의 환자에 대해서는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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