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수석 부회장은 2018년부터 수석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사실상 그룹을 이끌어온 만큼 이사회 의장직 승계도 자연스러워 보인다.
◆ 정몽구 회장 21년 만에 의장직 놓게 돼
현대차는 19일 이사회를 열어 정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하지 않았다. 정 회장의 사내이사 임기는 내달 16일 만료된다. 이로서 정 회장은 1999년 3월 현대차 이사회 의장을 맡은지 21년 만에 의장직을 놓게 되는 것이다.
정 회장은 1999년 3월부터 현대차 이사회 의장 및 사내이사를 맡아 현대차그룹을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로 키웠다. 지난해 719만대를 판매한 현대·기아차 순위는 세계 5위권이다.
정 수석 부회장은 2009년 부회장으로 승진한 뒤, 2018년 9월부터 수석 부회장을 맡아왔다. 정 수석 부회장은 정 회장을 대신해 지난해 1월 현대차그룹 시무식에 이어 지난달 시무식에서도 그룹의 비전을 직접 제시하는 등 사실상 그룹을 이끌어왔다.
정 수석 부회장은 지난해 3월 주총에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대표이사로 선임되자 재계는 '정의선 시대'가 열렸다는 평을 쏟아내기도 했다.
현대차는 정몽구 회장이 이사회 의장에서 내려오지만 그룹 경영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강조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몽구 회장은 현대차 미등기임원, 회장으로서 역할을 지속한다"고 말했다. 그동안에도 정 수석 부회장은 그룹의 주요 사안에 대해 정 회장의 최종 승인을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현대차는 새 의장에 대해 내달 현대차 주주총회에서 결정될 것이란 원론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새로운 이사회가 구성된 뒤 그날 개최되는 이사회에서 이사들 간의 회의와 토론을 거쳐 결정될 예정"이라며 과한 예측을 경계했다.
|
재계는 이번 이사회에서 정몽구 회장의 이사회 의장직 연임 여부를 주시해왔다. 정 수석 부회장이 의장직을 맡아 그룹 경영에 더욱 속도를 낼 것이란 이유에서다.
특히 전 세계 자동차 산업이 위축되는 가운데 현대차그룹이 이미 항공기 등 미래 모빌리티 산업으로 재도약을 선포했다는 점에서 이 같은 관측에 힘이 실렸다.
단적으로 이날 이사회에서 사업목적 수정 및 신설 등 정관을 변경했다.
사업목적에 '각종차량과 동 부분품의 제조판매업'을 '각종차량 및 기타 이동수단과 동 부분품의 제조판매업'으로, 기타 이동수단을 추가해 명기했다.'전동화 차량 등 각종 차량 충전 사업 및 기타 관련 사업'도 신설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12월 '2025 전략' 발표를 통해 미래 사업의 큰 방향을 제시했다.
항공기 등을 포함한 '지능형 모빌리티 제품(Smart Mobility Device)'과 '지능형 모빌리티 서비스(Smart Mobility Service)' 2대 사업 구조로 전환해 사업 경쟁력을 높이고, 상호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제품 외에도 자동차와 정비, 관리, 금융, 보험, 충전 등 주요 서비스를 결합해 제공하는 신사업을 추진해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오는 2025년까지 총 61조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정몽구 회장이 미등기 임원으로서도 회장직을 수행하는 것과 동시에 정의선 수석 부회장이 형식적으로라도 이사회 새 의장을 맡아 그룹 승계로 자연스럽게 이어지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이사회는 김상현 현대차 재경본부장(전무)을 등기임원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차와 현대비앤지스틸을 제외한 모든 현대차그룹 상장 계열사들이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등기이사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기아차 이사회도 이날 주우정 기아차 재경본부장(전무)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그룹 차원에서 수익성을 최우선하는 기조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뜻이다.
peoplekim@newspim.com
저작권자(c)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