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현대차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사진 현대자동차그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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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82)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그룹 모기업인 현대자동차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난다.
1999년 현대차 회장에 취임하며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린 지 21년 만이다. 정 회장은 등기이사는 연임하지 않지만, 그룹 회장직과 현대모비스 등기이사직은 유지한다.
현대차그룹 측은 “정 회장이 등기이사직은 내려놓지만 비등기임원으로 그룹 경영 총괄 업무는 계속한다”고 설명했다. 그룹 안팎에선 지난해 현대차·현대모비스 대표이사에 취임한 정의선(50)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의 책임경영이 가속화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19일 현대차는 주주총회소집 공고 공시를 통해 올 3월로 사내이사 임기가 끝나는 정 회장을 대신해 현대차 재경본부장(CFO)인 김상현 전무를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내달 19일 정기 주총에 상정한다고 밝혔다.
김 전무의 등기이사 선임 안건이 주총에서 통과되면 현대차 사내이사는 정 수석부회장과 이원희 사장, 알버트 비어만 사장(연구개발본부장), 하언태 사장(국내생산담당), 김상현 전무 등 5명으로 구성된다.
이원희 현대자동차 사장이 지난해 12월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열린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현대차그룹의 '2025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현대자동차그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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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측은 “수익성 개선과 대규모 투자계획에 따른 재무적 의사결정 기능 강화를 위해 CFO를 등기임원으로 선임하게 됐다”며 “정 회장은 미등기임원, 회장으로서의 역할을 계속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차와 현대비앤지스틸을 제외한 모든 현대차그룹 상장 계열사들이 CFO를 등기이사로 선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차는 지난해 말 개최한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전동화 ▶자율주행 ▶커넥티비티(연결성) ▶모빌리티 ▶인공지능(AI) ▶로보틱스 ▶개인용 비행체(PAV) ▶신 에너지 분야 등 미래 사업 역량 확보를 위해 2025년까지 2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현대차는 이날 오후 열린 이사회에서 정관 일부 변경 안건 역시 주주총회에 상정하기로 했다. ‘2025 전략’에서 발표한 투자 계획을 뒷받침하기 위해 사업 목적에 ‘모빌리티 등 기타 이동수단’과 ‘전동화 차량 등의 충전사업’ 등을 추가할 예정이다.
이사회는 이 밖에도 전자투표제 도입과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도 결의했다. 전자투표는 주총에 참석하기 어려운 주주가 온라인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제도로, 현대차는 올해 주총부터 전자투표를 시행할 계획이다. 이사 보수한도는 지난해 신설한 보수위원회 결정에 따라 지난해와 같은 135억원으로 책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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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체제, 본궤도에
정몽구 회장의 등기임원 퇴임으로 정의선 수석부회장 체제는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경영권을 위협해 온 행동주의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그룹 지분을 모두 매각함에 따라 엘리엇의 견제로 2018년 무산됐던 지배구조 개편 추진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대표이사에 취임하면서 책임경영을 가속화하고 있다. [사진 현대자동차그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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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그룹 수석부회장에 취임한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현대차·현대모비스 등 그룹 핵심계열사 대표이사에 취임하면서 책임 경영을 강화했다. 이사회 의장을 맡아오던 정 회장이 등기임원을 연임하지 않으면서 현대차는 새 이사회 의장도 선임해야 한다.
정 수석부회장이 이사회 의장을 겸임할 것이란 일부 전망도 있지만, 다른 이사 가운데 1명이 맡게 될 가능성이 크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들이 대부분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고 있어 정 수석부회장이 이사회 의장까지 맡을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새 이사회 의장은 다음달 주주총회 이후 이사회에서 결정한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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