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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실검 '조국'으로 도배되더니…'총선' 앞두고 칼빼든 양대포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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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 검색어 중단 결정…네이버 총선 기간·다음 완전 폐지

'실검 전쟁' 이후 정치권 폐지 압박…조작 논란 등 신뢰성도 잃어

뉴스1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관련해 논란이 됐던 '실검 전쟁'. (다음 캡쳐)© 뉴스1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된 지난해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 사이트에는 '실검전쟁'이 벌어졌다. 한쪽에서 '조국수호' '검찰개혁'의 검색어 순위를 올려놓으면 다른 한쪽에서는 '조국 구속'으로 반격하는 형국이었다.

찬반 세력간 대결의 장으로 변질해 신뢰성을 잃어버린 실검은 더 이상 '정보 서비스'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거셌다. '댓글'에 이어 실검도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문제에 대한 여론이 들끓었다. 특히 '4·15 총선'이라는 대형 정치 이벤트를 앞두고 고심하던 양대 포털 네이버와 다음이 결국 칼을 빼들었다.

네이버는 4·15 총선의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되는 4월2일부터 투표 종료 시점인 4월15일 오후 6시까지 급상승검색어 서비스 운영을 중단하겠다고 19일 밝혔다.

지난해 말 실검 폐지를 예고했던 카카오도 같은날 자사 포털사이트 '다음'의 실시간 이슈 검색어 서비스의 종료를 결정했다. 다음의 경우 20일부터 실검 서비스가 완전히 종료돼 서비스 종료를 총선 기간으로 국한한 네이버보다 좀 더 강한 조치를 취한 모양새다.

네이버의 경우 총선 기간만 한시 중단하지만 인공지능(AI) 기반의 검색어 추천 시스템을 적용해 개인별로 검색어 차트를 다르게 노출하는 등 실검의 역기능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방침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실검 폐지의 배경에 대해 공정성과 신뢰성, 사회적 책임을 언급했다. 트래픽과 이윤 등을 강조하던 이전과 대조되는 변화다.

네이버는 "해당 기간 다수의 관심사가 총선이라는 큰 현안에 집중되는만큼, 선거의 공정성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예측할 수 없는 사안이 발생하는 것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도 "최근 실시간 이슈 검색어가 자연스러운 결과를 보여주고자 하는 본래의 목적에서 벗어나 결과의 반영이 아닌 현상의 시작점이 됐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그간 '실검'은 그간 포털사이트의 간판과도 같은 서비스였다. 현재 이용자들이 어떤 키워드에 가장 관심이 많은지 한 눈에 파악할 수 있고, 재난이나 속보 등 국민들이 알아야 할 이슈를 신속하게 공유하는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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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메인 화면.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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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한편으로는 실검의 효용성과 신뢰성에 대한 문제제기가 지속돼 오기도 했다. 일부 이용자들이 특정 키워드를 의도적으로 실검 순위에 올려 이슈를 생산할 수 있다는 측면이다. 최근에는 유튜버 진용진이 특정 키워드를 몇명이 검색했을 때 실검 1위를 하는 지 알아보겠다며 실험에 나서기도 했다.

여기에 지난해 조 전 장관을 둘러싼 '실검전쟁'을 계기로 정치권의 압박까지 더해지면서 결국 양대 포털의 결단으로 이어졌다.

장덕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실검과 연예댓글의 폐지 자체로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고 본다"면서도 "공연히 에너지를 소모하고 싸움의 장이 됐던 공간을 폐지한다는 데에는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장기적으로 국내 포털 산업의 발전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장 교수는 "20년 전부터 존재하던 실검과 댓글은 너무나 낡은 장치였고, 이는 스스로의 한계를 만든 것이었다"면서 "여론의 '진짜' 관심을 반영할 수 있는 빅데이터 등의 발전으로 이어진다면 글로벌 리더로의 성장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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