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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北, 국제기구와 코로나 방어 총력전…남측과는 거리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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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유니세프에 보호용품 지원 요청…WHO와 면담

사태 장기화 우려 및 심각한 상황 인식 반영

뉴스1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8일 '신형 코로나비루스(바이러스) 감염증을 철저히 막자'는 제목의 특집 기사를 싣고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은 평양 청년여객열차 승무대에서 방역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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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배상은 기자 =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어 총력전을 펼치는 상황에서 남측과는 접촉면을 차단한 채 국제기구에 적극적으로 손을 내미는 모양새다. 남측과는 여전히 거리를 두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19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북한은 전날 유니세프(UNICEF·유니세프)에 코로나19 예방 물품 지원을 요청했다.

유니세프 측은 북한 보건성이 개인보호용품 조달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으로 어떤 물품의 지원을 요구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은 이날 세계보건기구(WHO)와도 접촉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WHO측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제네바 주재 북한대표부와 만나 코로나 관련 회의를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WHO는 앞서 북한 보건성의 요청으로 평양사무소를 통해 실험용 시약과 개인용 보호장비를 전달했으며 전날 보호장비를 추가로 지원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북한의 적극적인 소통은 국내 발병이 확인된 뒤 일주일 지난 시점에야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 늑장 보고했던 작년 5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당시와 사뭇 다른 행보다. 이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SARS)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 발생 당시에도 북한은 자국 내 발병 사실 자체를 확인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이번 코로나의 경우에는 관영 매체를 통해 확진자가 없다는 입장을 계속 재확인하면서 최근 WHO에도 발열 증상이 있는 주민 141명 대상 확진 여부 검사 결과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왔다고 통보했다.

반면, 북한은 지난달 30일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운영을 잠정중단하며 남측과는 접촉면을 제한했다. 이후 우리 정부는 코로나 확산 사태에 대비해 남북간 방역협력 의사를 수차례 표명했지만 북한은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북한은 작년 아프리카 돼지열병 때도 우리 정부의 방역협력 요청에 침묵으로 거부의사를 대신한 바 있어 이번에도 사실상 같은 입장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는 작년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계속되고 있는 통미봉남(通美封南)의 연장선상으로 볼 수 있다. 다만 국제기구와는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는 것은 코로나 사태에 대한 북한의 심각한 인식이 엿보인다는 분석이다.

국가비상방역체계를 가동중인 북한은 조선인민군 창건일(건군절, 2월 8일)에 이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인 광명성절(2월 16일)까지 별다른 행사 없이 조용하게 넘어갔다. 특히 이날 매년 진행해오던 중앙보고대회도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 처음으로 개최하지 않았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미 협상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북한이 굳이 국제기구를 통하지 않고 남측에 직접 지원을 요청하며 그간 견지해오던 대남 견제 태도를 무너뜨릴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홍 실장은 이어 "다만 국제기구에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고 연일 코로나 관련 보도를 내보내고 있는 현 상황은 확진자가 발생했거나 적어도 확진에 가까운 사례가 내부에서 계속되고 있고, 이같은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올해 목표로 했던 건설 사업 등까지 결부돼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위중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bae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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