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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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집권 7년 동안 추진해온 경제 정책인 '세 개의 화살'이 효과를 내지 못하고 일본 경제가 최악의 성적을 내고 있다. 일본 경제가 지난해 4분기 -6.3%(연율 환산치)로 곤두박칠치면서 그의 '세 개의 화살'이 부러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 개의 화살'은 2013년 아베 총리가 2차 내각 출범 직후 첫 번째 정책 연설에서 첫 언급한 경제 부양 청사진이다. 아베 총리는 △시중에 통화량을 늘리는 양적완화 △정부 재정지출 확대 △각종 규제 완화 등 세 가지를 통해 지난 20년 간 침체됐던 경기를 되살려내겠다고 말했다. 한 개의 화살은 손쉽게 꺾을 수 있지만 화살 세 개가 겹치면 한꺼번에 부러뜨릴 수 없다는 일본 전국시대의 영주 모리 모토나리의 일화에서 따온 얘기다.
아베 총리 경제 정책의 목표는 세 정책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내수를 끌어올리고 디플레이션에서 벗어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난 7년 일본 경제 성적은 초라하다. 세계은행(WB)에 따르면, 일본 최종소비지출은 2013년 79.126으로 최고치를 찍은 이후 하향세를 지속, 75수준에 머물고 있다. 일본 물가상승률도 2014~2015년을 제외하고 1%를 넘지 못했다. 일본은행(BOJ)이 목표했던 2% 근처에도 못 미친 수준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세 개의 화살'을 시작한 지 7년이 지났지만 아베 정부가 내놓은 성과는 거의 없다"고 평가했다.
일본 내각부가 지난 17일 공개한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은 그 최종 결산이었다. GDP 성장률이 -1.6%로, 2018년 3분기 이후 0.1~0.6% 성장에 머물다가 5분기 만에 다시 역성장한 것이다. 이런 추세가 1년간 지속된다고 하면 6.3% 감소한 것이다. 마나미치 아다치 UBS이코노미스트는 "(일본 경제가) 매우 취약하고, 암울하며, 충격적인 수준으로 나쁘다"며 "코로나19 사태로 곤욕을 치르기 전부터 그랬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올 1분기도 마이너스 성장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연속 2분기 이상 역성장이 지속되는 '경기 침체'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사태가 큰 변수다. 대(對)중국 수출 감소 및 중국산 부품 공급망 마비로 무역이 타격을 입기 때문이다. 해외 관광객의 30%를 차지하는 중국인뿐만 아니라 한국 관광객 급감도 직격탄이 됐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인터뷰에서 "코로나19 확산이 일본 경제의 가장 큰 불확실성"이라며 "감염 확대가 경기에 영향을 주면 추가 금융완화책을 주저없이 구사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가 지난해 12월 284조원을 푼 데 이어 지난 1월 140조원 추가 대책을 내놓았는데도 부양 효과를 못 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미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하고 있는 아베 정권이 또다시 경기 부양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진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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