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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기업 살리고 투자 키우고②] 연간수익률 22%…수익 증명한 구조조정펀드, 사모대출로 다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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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펀드 맞나?"…재기지원펀드 '22%' 성과

국내 첫 구조조정 대출 펀드…운용사·기관 관심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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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구조조정 정책펀드 '기업구조혁신펀드'가 올해 1조원의 자금을 마련키로 하면서 '핫한' 출자 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구조혁신펀드의 전신인 '재기지원펀드' 중 일부가 20%가 넘는 내부수익률(IRR)로 조기청산하는 등 수익성이 증명됐다는 평가다. 특히 올해는 모(母) 펀드 자금의 일부를 사모대출펀드(PDF)에 출자할 예정이어서,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안정성도 보강됐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사모펀드(PEF) SG PE와 케이스톤파트너스가 운용해온 재기지원펀드는 지난해 말 사원총회를 통해 해산을 결의한 뒤 현재 청산을 앞두고 있다. 이 펀드는 지난 2014년 성장금융의 자펀드 중 하나인, 상위 재기지원펀드의 출자를 받아 630억원 규모로 출범했다. 펀드 전체의 연간 IRR은 22%. 업계에서 '우수 실적 운용사'로 분류하는 기준(IRR 12%)을 훌쩍 웃돈다.

같은해 조성된 또 다른 재기지원펀드 '나우턴어라운드'도 투자 기업의 가파른 실적 개선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16년 나우IB캐피탈은 회생절차를 밟던 석유화학 플랜트 업체 우양에이치씨에 신규자금(DIP) 대출로 투자했다. 이듬해 부실채권을 인수했고, 그 다음 해에는 별도 프로젝트펀드를 설립해 경영권 지분까지 사들였다. 그 결과, 2018년 영업손실이 258억원에 달했던 우양에이치씨는 지난해 1~3분기 누적 211억원의 이익을 기록하는 반전을 이뤄냈다.

성과가 알려지다 보니 민간의 참여도 늘어났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구조조정 목적을 포함한 SS&D 펀드를 선보이면서, 구조혁신펀드의 1차 블라인드 운용사인 NH투자증권-오퍼스PE를 위탁운용사로 선정하고 1000억원을 매칭했다. 2차 블라인드 운용사인 나우IB캐피탈-KB증권의 경우는 먼저 국민연금 출자(1200억원)를 따낸 뒤 구조혁신펀드 자금과 매칭한 사례다. 프로젝트펀드로 투자가 진행됐던 동부제철 M&A 건에도 과학기술인공제회(300억원) 등 민간 기관 자금이 투입됐다.

성장금융 관계자는 "구조조정 테마의 정책 펀드들이 높은 수익률로 조기 청산하거나 취지에 맞는 투자 사례들을 꾸준히 쌓아가고 있다"며 "민간자본의 시장 참여도 늘어나고 있어, 펀드 출범 취지인 '자본시장 중심 구조조정'도 틀을 갖춰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부터는 구조혁신펀드 중 일부가 PDF로 조성될 예정이어서, 포트폴리오를 분산하려는 기관들의 관심이 더 커질 전망이다. 국내 구조조정 분야에서 사모대출 블라인드펀드 출자가 이뤄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은 DIP금융에 최우선 변제권이 있는 공익채권의 지위를 부여하면서도 회생절차가 실패해 파산절차로 넘어갈 경우에는 우선변제권을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4일 개정안이 공포된 이후로는 파산절차에서도 DIP금융에 대한 우선변제권을 부여한다. 구조조정 대상 기업에 대한 대출 투자의 핵심 리스크가 제거됐다는 평가다.

M&A 업계의 한 관계자는 "변제권 후순위 리스크가 있던 지금까지는, 지분 투자자가 등장하더라도 대출 부분을 막아줄 투자자가 없어 구조가 꼬인 구조조정 투자건이 적지 않았다"며 "성장금융의 PDF 출자가 지금까지의 빈틈을 채울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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