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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세계 금리 흐름

文 "특단의 대책"에 채권금리 급락… 기준금리 인하 불씨 살아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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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추가인하 신중" 발언 상승분 되돌려
中 인민은행 인하·추가 확진자 발생도 영향
"추가 부동산 대책·外人 매도 주의깊게 봐야"

문재인 대통령이 우한 폐렴(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제적 타격을 극복하기 위해 '특단의 대책'을 주문하자 채권금리가 일제히 곤두박질쳤다.(채권가격 강세)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금리인하 기대감을 차단하면서 금리가 상승했던 분량을 상당 부분 반납했다. 기준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3년물은 기준금리(1.25%)에 근접하는 수준까지 내려갔다.

18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채권시장의 지표금리 역할을 하는 국채 3년물 금리는 이날 1.271%를 기록했다. 전일대비 0.049%포인트(P) 하락했다. 기준금리와의 격차가 약 0.02%P까지 좁혀진 것이다. 통안채 2년물 금리는 1.249%로 기준금리를 밑도는 수준까지 내렸다. 장기물인 국채 10년물과 20년물은 각각 1.560%, 1.578%로 0.062%P, 0.065%P씩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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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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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문재인 대통령이 코로나19 사태를 두고 '비상경제시국'을 선포하면서 채권금리는 일제히 급락했다. 정부가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예고한 만큼 추가경정예산(추경)과 함께 한은의 금리인하도 단행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코로나19가 주는 경제적 타격에 그야말로 비상경제 시국이라는 상황인식을 가지고 엄중하게 대처해야 한다"며 "정부가 취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이용하는 특단의 대책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때"라고 했다. "정책은 타이밍이 생명", "예상을 뛰어넘는 정책적 상상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발언도 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나흘 전 금리인하 가능성에 선을 그었지만 이날 문 대통령의 발언으로 시장에서는 기대감이 되살아난 분위기다. 이 총재는 지난 14일 거시경제금융회의 참석 후 "기준금리 인하는 부작용도 있다. 신중하게 접근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날 발언 이후 오는 27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4월 금통위로 옮겨가는 분위기가 조성됐었다. 당일 3년물 금리는 1.33%로 0.055%P 뛰었다.

이외에 중국의 경기부양책도 인하 기대감을 자극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중국 인민은행은 전날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기존 3.25%에서 3.15%로 인하하면서, 시중은행권에 약 2000억위안(33조8000억원) 가량을 공급하기로 했다. 또 이날 대구광역시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확산 우려가 되살아난 것 역시 인하 방향으로 기대심리가 쏠리게 한 요인으로 보인다.

김명실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대통령이 코로나19와 관련한 대책을 주문할 것이라는 소식이 점심 전후로 전해지면서 금리 하락폭이 커졌다"며 "이 총재의 발언으로 금리인하 기대감이 옅어졌지만 정부가 부양정책을 강조하면서 다시 인하쪽으로 쏠린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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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왼쪽 두 번째) 한은 총재가 지난 14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마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이 총재,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은성수 금융위원장./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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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시장의 기대감과는 별개로 이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단행될지를 두고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정부가 이번주 19번째 부동산 규제책 발표를 예고해 금융안정에 대한 부담을 완전히 덜어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금리인하가 단행되려면 지난 1월 금통위에서 동결을 주장했던 임지원·고승범·이일형 위원 중 1~2명은 입장을 변경해야 하는데, 역대 최저금리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현재 1.25%인 기준금리가 한 번 더 내려가면 1.00%에 도달하게 된다. 다음주 중 발표될 소비자심리지수(CSI),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등 심리지표와 20일 기준 월별 수출 지표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채권가격을 떠받치고 있던 외국인들이 3년 국채선물을 대거 팔아치웠다는 점도 주의깊게 봐야할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날 외국인 투자자들은 3년 국채선물을 1만3000여계약 순매도 했다. 3년물 금리가 기준금리와 비슷한 수준까지 떨어졌고, 한은의 금리인하 여력에 한계가 감지된 만큼 차익실현에 나섰을 가능성이 크다. 그간 순매수를 지속하면서 채권금리 하락을 이끌었던 외국인들의 변심이 지속될지에 따라 인하 쪽으로 쏠린 기대심리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의견이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국내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투자자들은 한동안 금리인하에 베팅해왔다"며 "매수세를 보이던 외국인들이 매도에 나선 것이 일시적일 수 있지만 상당히 유의해서 봐야 할 요인이다"라고 했다.

조은임 기자(goodn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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