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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 비디오 공동체: 처음부터 끝까지 비틀스, 1970년, 240분, 컬러 동영상과 음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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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은 집집마다 거실 중앙을 차지하고 수백만의 시청자들을 그 앞에 묶어두는 TV의 위력을 가장 먼저 간파하고 예술의 도구로 활용했던 미술가였다. 그는 권력층의 소수가 다수의 대중에게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기존의 TV를 벗어나, 누구나 참여해서 서로 다른 의견을 자유롭게 나눌 수 있는 쌍방향 TV를 꿈꿨다. 식민지에서 태어나 전쟁을 겪고 변방의 작은 나라 국민으로서 서방 세계를 누비던 백남준은 베트남전이 한창이던 그때도 열린 소통을 통해 차이를 이해하면 분쟁이 없는 글로벌 공동체를 만들 수 있다고 믿었다.
그의 예언대로 지금은 1인 방송 시대다. 분쟁이 사라졌는지는 모르나, 과거라면 감춰졌을 소수 의견도 여과 없이 전파를 탄다. 선지자 백남준을 만든 건 예언의 능력이 아니라 세상이 어떻게든 좋아질 거라는 순수한 믿음이었다.
[우정아 포스텍 교수·서양미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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