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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디지털 세상 읽기] 서비스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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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박상현 (사)코드 미디어디렉터


지난주 롯데쇼핑이 대대적이 매장 감축안을 발표했다. 롯데가 보유한 전체 매장 중 30%에 해당하는 점포 200여 곳의 문을 닫는다. 이는 롯데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적인 추세이고, 이를 ‘리테일의 종말(retail apocalypse)’이라고 부른다. 대형 매장들이 문을 닫고 소비자들은 온라인 유통으로 이동하는 이 추세는 해가 갈수록 뚜렷해진다.

전문가들은 오프라인 매장의 몰락이 단순히 온라인 거래의 성장 때문만은 아니라고 진단한다. 경제가 양극화되면서 중산층의 소비능력이 감소한 탓도 이 추세를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무시할 수 없는 또 하나의 큰 변화가 있다. 바로 소비자의 씀씀이가 ‘제품 소비’에서 ‘서비스 소비’로 이동하는 현상이다. 그 이유에 대한 경제학자들의 의견은 분분하지만 추세를 부정하는 사람은 없다.

이 추세를 가장 잘 알고 민감하게 반응하는 건 기업들이다. 아이폰과 맥북 등 고가의 테크제품이 매출을 이끌어온 애플은 지난 몇 년 동안 스트리밍 등 서비스 매출 증대에 주력해왔고, 이미 전체 매출의 20%를 넘겼다. 서비스부문은 애플 내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부문이다. 어도비 같은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기업들도 소프트웨어를 제품으로 판매하는 대신 서비스로 제공하고 사용료를 지불하게 하는 쪽으로 전환한 지 오래고, 심지어 포드 같은 자동차 회사도 자동차를 판매하는 대신 이동 서비스를 제공하는 쪽으로 옮길 준비를 하고 있다.

롯데 역시 이번에 매장 감축안을 발표하면서 유통회사가 아닌 서비스회사로 변신하겠다고 선언했다. 앞으로 더 많은 제품과 유통 기업들이 서비스 경제로 이동할 것이다.

박상현 ㈔코드 미디어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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