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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미래통합당, 새 집-새 부대 마련했지만…새 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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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종진 , 김민우 기자]

머니투데이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첫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2.17/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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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보수진영이 새 집을 지었다. 2017년 1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사태로 새누리당이 분열한 이후 3년만에 다시 뭉치면서다.

자유한국당(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새보수당), 미래를 향한 전진4.0(전진당)등이 합당한 미래통합당(통합당)이 17일 공식 출범했다.

제21대 총선 승리를 위해 '뭉쳐야 산다'는 보수권 최대 고민은 일단 풀었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지난해 9월 '조국 사태' 와중에 '국민연대'를 제안한지 5개월 만이다.

황 대표는 리더십 위기가 불거질 때마다 '대통합' 깃발을 들며 돌파해왔다. 지난해 11월 당 안팎의 쇄신요구가 쏟아지자 이번에는 '통합 협의 기구' 구성을 전격 제안했고 3개월 만에 결국 열매를 거뒀다.

황 대표의 승부수는 먹혔다. 통합당 탄생을 돌이켜보면 한국당의 의지가 대부분 반영됐다. 지도체제를 비롯해 한국당 중심의 통합이 진행됐다. 타이밍 논란이 있긴 했지만 황 대표의 종로 출마 결단을 기점으로 통합에 화룡점정이 찍힌 것도 사실이다.

우선 통합으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이날 리얼미터가 발표한 2월2주차 주간동향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간 지지율 격차는 7.9%포인트(p)다. 민주당은 39.9%로 전주보다 0.3%p 내렸고, 한국당은 1.8%p 상승한 32.0%를 기록했다. 새보수당은 3.9%로 집계됐다.

단순계산으로는 한국당과 새보수당의 지지율을 합쳐도 여전히 민주당에 4%포인트 뒤지지만 통합 효과를 고려하면 얼마든지 해볼 만한 수준이다.

그러나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새 집은 지었지만 새 사람을 채우는 일이 남았다. 새 부대를 마련했다고 새 술이 보장되는 게 아니다. 미래와 통합을 전면에 내걸었지만 말로만 변화와 혁신이 담보되지 않는다.

당장 문제는 내부 정비다. 여전히 최대 뇌관인 탄핵 문제가 정리되지 않았다. '탄핵의 강'을 못 건넌 사람과 혁신보수를 외치는 사람 등이 뒤섞여 있다.

사실상 백기투항의 모양새로 불출마를 선언하며 합당에 동의한 유승민 전 새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이 이날 출범식에 참석하지 않은 것도 이런 복잡한 당내 사정을 반영하고 있다.

본격화될 공천 과정에서 해묵은 이 같은 갈등은 언제든 폭발할 수 있다. 아무리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가 공정하게 잣대를 들이대도 받아들이는 쪽에서는 친박(친박근혜) 프레임으로 몰고 갈 수 있다. '시즌2 황교안 체제'가 정리해야 할 당면 과제다.

새 사람, 새 술은 공천으로 드러나야 한다. 단순히 몇%를 물갈이한다고 될 문제가 아니다. 합리적인 기준과 함께 세대교체의 분명한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18일부터 시작하는 영남권 공천 신청자 면접과 이어지는 경선 과정 등이 중요한 시금석이다. TK(대구·경북)와 PK(부산·울산·경남)를 합쳐 영남권 공천 신청자만 248명으로 전체 신청자의 38% 이상을 차지한다. 영남의 의석수 비율(25.7%)보다 월등히 높다.

경쟁률이 높고 그만큼 잡음과 갈등이 많은 텃밭에서 어떤 공천 드라마를 펼칠지가 전국 선거판을 좌우할 수 있다.

당내 최다선인 정갑윤 의원(5선, 울산 중구)을 비롯해 원내대표를 지낸 김성태 의원(3선, 서울 강서구을) 등 중진들의 불출마 선언이 이어지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궁극적으로는 구체적인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 미래통합당이 수권정당으로서 유권자의 삶에 와 닿는 정책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총선은 고작 58일 남았다.

박종진 , 김민우 기자 fre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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