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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유승민, 미래통합당 출범식 끝내 불참… 대선 직행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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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수 통합에 반감” 관측… 총선서 역할 안 맡을 듯
한국일보

유승민 미래통합당 의원이 9일 국회 정론관에서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의 신설합당을 추진하고 개혁보수를 위해 총선에 불출마하겠다고 밝히는 기자회견을 한 뒤 정론관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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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뿔뿔이 흩어졌던 보수 진영이 3년 만에 ‘미래통합당’으로 뭉치게 됐지만, 17일 당 출범식에서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의원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통합의 핵심 당사자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유 의원이 나란히 서서 손을 맞잡는 장면이 끝내 연출되지 못한 것이다.

유 의원과 가까운 이혜훈 의원은 통화에서 “유 의원은 지난 9일 기자회견 이후 일체의 공식 일정을 잡지 않고 조용히 지내고 있다”며 “출범식에 오지 않은 것도 그런 차원”이라고 했다. 유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새보수당과 자유한국당 통합을 추진하는 대신 4ㆍ15 총선에 불출마하겠다고 선언한 뒤 모습을 감추었다.

한국당 쪽에서는 유 의원이 불출마 계획을 접고 수도권에 출마해 바람을 일으켜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전국 선거를 진두지휘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그러나 유 의원은 당분간 어떤 역할도 맡지 않을 생각이라고 한다. 그의 한 측근은 “앞으로 최소 1년 동안은 나설 일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가 ‘의도적 잠행’을 택했다는 뜻이다.
한국일보

중도·보수 세력을 통합한 미래통합당 출범식이 열린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당명인 '미래통합당'을 공개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언주, 정병국 의원, 황교안 대표, 심재철 원내대표, 장기표 통합신당준비위원회 위원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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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의원이 통합신당과 거리를 두는 건, 유 의원이 일관되게 주장한 ‘통합의 조건’이 관철되지 못한 데 대한 반감 때문이라는 해석이 많다. 그는 ‘낡은 집을 허물고 새 집을 짓자’며 새보수당과 한국당이 아닌 제3의 보수신당 창당을 주장했지만, 신당은 미래통합당이란 새 간판을 달았을 뿐, 황교안 체제를 그대로 이어 받았다. 사실상 ‘흡수 통합’인 셈이다. 유 의원과 가까운 인사는 “총선을 앞두고 주변에서 통합 요구가 워낙 크다 보니 유 의원이 등 떠밀려 통합을 하게 된 측면이 크다”며 “보수의 재건을 완성시키지 못했다는 책임을 총선 불출마와 2선 후퇴로 지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대선 재도전’ 의사를 누누이 밝혀 온 유 의원은 2022년 대선으로 직행할 것으로 보인다. 총선 이후 보수가 위기라고 판단되면 조기에 등판할 가능성도 있다. 유 의원의 2선 후퇴로 황교안 대표 원톱 체제가 공고해졌지만, 황 대표가 흔들리면 유 의원의 존재감이 다시 부각될 것이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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