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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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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미리 파문 후폭풍 속 청와대·민주당 ‘자성’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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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대표, 이인영 원내대표 등 지도부는 끝내 ‘사과’ 안해

임미리 고려대 교수를 검찰에 고발했다가 취소한 뒤 더불어민주당이 겪는 ‘후폭풍’이 청와대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유감’이라고만 입장을 표명했던 민주당은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미안하다”며 처음으로 당 관계자가 사과했다. 서울 종로구에 4·15총선 민주당 후보로 공천된 이 전 총리는 민주당 상임고문이자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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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 관계자 “다른 의견을 용인하지 않는 듯한 태도 잘못돼”

17일 청와대 한 관계자는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시민이라면 다른 의견을 용인하지 않는 듯한 당의 태도가 적절치 못하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청와대 직원 다수도 이 점을 느끼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도 “임 교수가 안철수 전 의원의 싱크탱크에서 활동한 경력 등이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더라도 절차에 맞게 대응하면 되는데 그 선을 넘어서서 걱정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임 교수가 경향신문에 ‘민주당만 빼고’라는 제목의 칼럼을 쓴 뒤 민주당은 임 교수와 해당 신문사를 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신동호 청와대 연설비서관도 지난 16일 페이스북을 통해 “작은 승리를 큰 승리로 착각한 자들에 의해 파국이 시작된다”며 “시대에 맞춰 유연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진보 진영을 꼬집었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전부터 함께해 온 참모이고 대통령 생각을 잘 읽어야 하는 자리에 있는 신 비서관이 4·15총선이 채 두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여당을 비판해 청와대에서 이번 논란을 더 가볍게 여기지 않는다고 보인다.

◆남인순 “임 교수 성명 아파”, 이낙연 “겸손함 잃어 미안”

여당 또한 가라앉지 않는 후폭풍을 점점 무겁게 여기는 분위기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남인순 최고위원은 “민주당은 표현과 언론의 자유를 위해 과거 권위주의 정권과 맞서 투쟁한 정당“이라며 “임 교수의 성명이 아프게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이 앞으로 더 잘하겠다”며 “더 낮은 자세로 국민과 지속적으로 소통·공감하며 민생을 최우선으로 챙기고 정의롭고 공정한 대한민국을 위해 애쓰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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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인영 원내대표 역시 “더 겸손한 자세로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민심을 경청하고 챙기는 집권 여당의 모습을 더 많이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당 차원의 공식적인 사과는 없었으나 이낙연 전 총리는 같은 날 서울 종로구 부암동에서 임 교수를 당이 고발했다가 취하한 것과 관련해 “겸손함을 잃었거나 또는 겸손하지 않게 보인 것들에 대해 국민께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저부터 더 스스로 경계하고 주의할 것이고 당도 그렇게 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전 총리는 ‘개인적인 차원의 사과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하면서도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에 내정된 사람으로서 (사과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지난 14일 임 교수와 임 교수 칼럼을 게재한 경향신문을 상대로 낸 검찰 고발을 취하하며 우리의 고발 조치가 과도했음을 인정하고 이에 유감을 표한다“고만 표명했을 뿐, 이번 논란과 관련해 사과 의사를 밝힌 것은 이 전 총리가 처음이다.

임 교수는 최고위원회의와 이 전 총리의 발언에 대해 “민주당 대표의 공식사과가 없는 것은 유감이나 선대위원장을 맡기로 한 이 전 총리와 남인순 최고위원의 발언을 의미있게 생각하고 수용한다”며 “바라기는 민주당이 촛불혁명의 의미를 되새기고 제 칼럼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깊이 되새기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와 임 교수 고발을 주도한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회의에서도 이와 관련해 여전히 침묵하며 사과 여부에 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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